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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르는 산(1) !산 2015. 2. 15. 22:11
후배들 사업을 도우러 제주에 급하게 떠났습니다
저녁 늦게까지 많은 이야기와 마무리를 하고, 숙소에 들어오니 11시가 넘었습니다
동행한 가족과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자리가 변하면 좀체로 쉽게 잠을 못이루니,,,, 로또나 당첨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합니다
재테크와 기부할 곳, 나눌 곳,,,,
3시에 기상하여, 입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04시 숙소를 나섭니다
해장국을 한그릇 하고, 택시를 섭외(가외돈) 하여 영실로 향합니다
길이 얼어서 살살 ㅋㅋ
아래 주차장에 도착하여 렌턴과 방한을 하고 출발합니다
오르는 길이 빙판이라서 낑낑대고 입구로 향합니다
우리가 처음인가 아무도 없고, 관리사무소도 불을 꺼놨습니다
입구에 눈이 장난이 아닙니다
천천히 오르는데 눈섭같은 달이 나뭇가지에 걸렸습니다
좀 조망이 되는 곳에서 영실기암을 담아봅니다
작년에는 왔다가 비가 내려서 날굿이만 하고 하산했는데,,,
멀리서 먼동이 터 옵니다
결빙된 눈이 폭포가 되었습니다
완전 날씨가 좋습니다
멀리까지 조망 굿!, 날이 밝아오니 마음이 급합니다
근데 이놈의 중력이 나의 다리를 붙잡습니다 ㅋㅋㅋ
사진 촬영과 놀다 오르는 산행이 ㅋ 벌써 일출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걸으면서 15년 마지막 설경을 마음에 담아 봅니다
시리도록 하얀 눈이, 파란 하늘이 저를 반겨줍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감사하지만,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더욱 감사합니다
어느 시인의 글처럼, 아무것도 모르면서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살아온 저의 삶도 잠깐 돌아 봅니다
이 순간,
아무도 없는 이 한라산에서, 나를 잠시 불어준 이 풍경을 오래 기억하리라
피어나는 했살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한장 역광으로 담아 봅니다
철쭉이 피는 시절에 다시 와서 일출을 보리라 다짐합니다
혼자 가는 여행 / 김재진
가을에는 모든 것 다 용서하자
기다리는 마음 외면한 채
가고는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그만 잊어버리자
가을의 불붙는 몸에 이끌려
훨훨 벗고 산 속으로 가는 사람을
못 본 척 그대로 떠나보내자
가을과 겨울이 몸을 바꾸는
텅 빈 들판의 바람소리 밟으며
가을에는
빈손으로 길을 나서자
따뜻한 사람보다 많은 냉정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미운 사람들을
한꺼번에 모두 잊어버리자
한 알의 포도 알이 술로 익듯
살아갈수록 맛을 내는 친구를 떠올리며
강처럼 깊어지자
살아가며 우리가 만나야 했던 미소와 눈물
혼자 있던 외로움 하나하나 배낭에 챙겨 넣고
가을에는
함께 가는 이 없어도 좋은
여행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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