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이야기

볏짚 태우기-들불!

농돌이 2015. 4. 4. 21:35

지난 일요일 어머니 집으로 저녁하러 가는데 논에서 아저싸가 볏짚에 불을 놓으신다

가을에 탈곡을 하고, 볏짚을 소먹이로 수거해야 하는데, 가을 장마로 시기를 지났다

겨울 동안 내린 눈으로 또 썩어서 사료로서 가치가 없어서 태우셔야 금년에 농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위험한 일이다

화재 위험도 있고, 몸에 불이 붙는 사태도 발생하여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 

 들불 / 김충규(1965-)

네 무릎에서 내 무릎 사이에,
그늘이 깊다 누워 조금 뒤척이던 구름이 심심한 표정이다

풀들이 울었다 일 그램의 바람도 없는 한낮인데
풀 쪽으로 너도 나도 귀를 기울이느라
서로의 무릎 사이가 더 벌어졌다 상관없지만

둘 중 하나의 무릎이 모래처럼 흘러내릴 가능성에 대해
하늘에 물어볼 필요는 없다 네 무릎 속은 모르지만
내 무릎 속엔 사막이 없다

우리와 지평선 사이에, 뭉글뭉글 들불이 피어오르는 중이다
마른 풀 사이 벌레들이 지랄할 것이지만
우리에겐 그들을 구해줄 힘이 없다 불을 앞지르지 못한다

다만 둘 다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다
등을 돌리고 있는 건 아니지만
침묵이 길어져 서로의 표정이 낯설게 느껴져
일어날까 말까 궁리 중

일몰 때까지만 이러고 있자, 하는 심정으로
우리는 들불을 바라보고 있다 차가운 들불이다

식은 공기들을 입속에 넣고, 내가 먼저 하품을 하고
너는 졸고

그 순간에,
날개 없는 벌레들이 일제히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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