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우체국 / 류근

농돌이 2018. 7. 13. 18:30

그리운 우체국 /  류근

 
옛사랑 여기서 얼마나 먼지

술에 취하면 나는 문득 우체국 불빛이 그리워지고

선량한 등불에 기대어 엽서 한 장 쓰고 싶으다

내게로 왔던 모든 이별들 위에

깨끗한 우표 한 장 붙여주고 싶으다

지금은 내 오랜 신열의 손금 위에도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시절

낮은 지붕들 위로 별이 지나고

길에서 늙은 나무들은 우편배달부처럼

다시 못 만날 구름들을 향해 잎사귀를 흔든다

흔들릴 때 스스로를 흔드는 것들은

비로소 얼마나 따사로운 틈새를 만드는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별이 너무 흔해서

살아갈수록 내 가슴엔 강물이 깊어지고

돌아가야 할 시간은 철길 건너 세상의 변방에서

안개의 입자들처럼 몸을 허문다 옛사랑

추억 쪽에서 불어오는 노래의 흐린 풍경들 사이로

취한 내 눈시울조차 무게를 허문다 아아,

이제 그리운 것들은 모두 해가 지는 곳 어디쯤에서

그리운 제 별자리를 매달아두었으리라

차마 입술을 떠나지 못한 이름 하나 눈물겨워서

술에 취하면 나는 다시 우체국 불빛이 그리워지고

거기 서럽지 않은 등불에 기대어

엽서 한 장 사소하게 쓰고 싶으다

내게로 왔던 모든 이별들 위에

깨끗한 안부 한 잎 부쳐주고 싶으다

 

 

 

 

똑같은 행복도,

똑같은 이별도

똑같은 그리움도 없답니다

 

산을 오르면 고난과 고통이 행복이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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