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쯤 깨진 연탄 / 안도현산 2021. 9. 12. 22:12
반쯤 깨진 연탄 / 안도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데 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 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하니 손을 뻗어 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지난해 내장산 단풍터널)
시간은 참 빠르다.
아름다운 인생이란스스로 가꾸고, 다듬어 매만지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억세풀 명소 오서산 소식 전합니다 (17) 2021.09.29 만남의 길 위에서/이해인 (7) 2021.09.19 반쯤 깨진 연탄 / 안도현 (8) 2021.09.12 가을이 지금은 먼 길을 떠나려 하나니 / 신석정 (11) 2021.09.08 그 길 위에서 / 곽재구 (4) 2021.08.26 추억 / 천양희 (4) 2021.08.25
잘읽고갑니다
행복한 저녁되셔요
좋은글 공감 잘보았습니다
휴일 마무리 잘하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퇴근 후 아내랑 동네 한바퀴하니 깜깜합니다 ㅎㅎ 평안하십시요
좋은 글 단풍 사진도 좋으네요.
단풍의 계절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추석 지나면 바로 단풍 시즌이 올듯 합니다
일하다가 상사화를 놓쳤스비니다 ㅠㅠ
선선하니 좋습니다
연탄불이 아주 엉큼한 구석이 있군요...ㅎㅎ
올해도 내장산 단풍을 만날 수 있을지...ㅎㅎ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직년 귀떼기청봉 다녀와서 제대로 산을 못간듯 합니다 ㅠㅠ 희망을 가져봅니다 돌림병도 안정이 되겠지요 꿀밤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