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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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이제는-오규원산 2014. 7. 9. 22:29
비가 와도 이제는 오규원 비가 온다. 어제도 왔다. 비가 와도 이제는 슬프지 않다. 슬픈 것은 슬픔도 주지 못하고 저 혼자 내리는 비 뿐이다. 슬프지도 않은 비 속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비 속에서 우산으로 비가 오지 않는 세계를 받쳐 들고 오, 그들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비가 온다.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비에 젖고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오늘도 가면도 없이 맨얼굴로 비 오는 세계에 참가한다. 어느 것이 가면인가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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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여자 ..오규원..삶 2014. 7. 9. 08:10
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숨결,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듯 보일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같은 여자, 슬픔같은 여자, 병신같은 여자, 시집같은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같이 슬픈 여자 행복한 하루 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