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적막 /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고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 나간다. 그 공기 속에 나도 즉시 적막으로 일가를 이룬다 -- 그걸 만든 손과 더불어. 오늘 역시 돌아오지 않는 하루를 즐겨봅니다 다시는 없는 시간을 걷고, 지나는 사람도 구경합니다 가을은 불현듯 찿아온 슬픔을 안아보는 계절입니다 쌍화차를 한잔 마십니다 뜨거움이 목을 타고 넘어 가면서 편안합니다 비가 성기게 내리는 날, 횡재를 합니다 지금 내 기분이 좀 좋아졌다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삶이 망가진다는 걸 압니다 그런 현상을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