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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길을 가다가 불현 듯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너를 향한 그리움이 불이 되는 날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나는 원목으로 언덕위에 쓰러져따스한 빛을 덮고 누웠고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나는 너에게로 가까이 가기 위하여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불쑥불쑥 다가왔다가이내 허공중에 흩어지는 너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것이다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싶다(서진규 저)란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어촌의 엿장수의 딸로 태어나서, 가발공장과 식당에서 일하고, 가정폭력을 피하여 단돈 100달..

2025.04.25

행복을 붙잡는 법 / 박노해

행복을 붙잡는 법 / 박노해​​우울한 기분으로 먹구름을 몰지 마라 체념한 걸음으로 지구 위를 끌지 마라냉랭한 마음으로 눈보라를 일지 마라​좋은 이는 바로 가까이에서 걸어오고 있다그가 지금 네 곁을 영원히 스쳐가고 있으니행복을 붙잡는 법을 배워라​귀를 막고 걷지 마라고개를 들어 앞을 보라먼저 미소 띤 눈인사를 건네라​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을 가려보는 안목과 지성을 길러라저 별들 사이를 걸어온 고유한 빛을알아보는 내적 식별력을 길러라​타인의 시선에 반쯤 눈감아라오직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라상처받고 실망하는 걸 웃으며 견뎌내라​지금 이 지구에 단 둘이 마주 걷고 있다오, 세상의 그 많은 사람과 조건이 다배경에 불과한 순간이 지금이다​그가 바람같이 스쳐 지나간다번개같이 뛰어가 조우하라좋은 이는 네 곁을 지나가고 있..

2024.07.13

당신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 이채

당신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 이채겨울은 덥지 않아서 좋고여름은 춥지 않아서 좋다는넉넉한 당신의 마음은뿌리 깊은 느티나무를 닮았습니다​더위를 이기는 열매처럼추위를 이기는 꽃씨처럼꿋꿋한 당신의 모습은곧고 정직한 소나무를 닮았습니다​그런 당신의 그늘이 편해서나는 지친 날개 퍼고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슴이 작은 한 마리 여름새랍니다​종일 당신의 나뭇가지에 앉아기쁨의 목소리로행복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당신의 어느 하늘의 천사인가요​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열매가여름 햇살에 익어가고 있을 때이 계절의 무더위도 신의 축복이라며감사히 견디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누군가 당신을 소중한 존재라고 말한다면그건 그 사람이 전부를 잃어도 좋을 만큼당신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뜻이다 --- 내일부터 행복할 예정입니다, 소중한 사람 중,,,,..

2024.06.25

가을처럼 아름답고 싶다/이채

가을처럼 아름답고 싶다/이채 가을에 오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의 등불 하나 켜두고 싶습니다 가을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진실한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가을엔.. 그리움이라 이름 하는 것들을 깊은 가슴으로 섬기고 또 섬기며 거룩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싶습니다 오고가는 인연의 옷깃이 쓸쓸한 바람으로 불어와.. 가을이 올때마다 조금씩 철이 들어 가는 세월.. 꽃으로 만나 낙엽으로 혜어지는 이가을을 걷노라면 경건한 그빛깔로 나도 물들고 싶다 그대여.. 잘익으면 이렇듯 아름다운것이 어디 가을 뿐이겠습니까.. 그대와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그대와 나의 삶이 그러하지 않습니까.... 나, 당신을 이렇게 사랑합니다 / 이채 내 가슴 얼마나 떨리는지 보일 수 없어도 내 설레임 당신의 숨결에도 일렁이는 풀잎인걸요..

2015.10.06

나팔꽃 / 정호승

나팔꽃 / 정호승 한쪽 시력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 나팔꽃 꽃말과 유래 나팔꽃이 우리 나라에 들어온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며 대략 수백 년 전이라는 모호한 자료만 나와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 전래된 경로와 시기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바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 식물을 애초부터 '나팔꽃'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중국식 명칭을 따라서 견우화(牽牛花)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에는 약재명과 함께 당시에 통용됐던 순우리말 명칭이 병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에서 '나팔꽃'이라는 명칭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1600년대 초까지는 그러한 명칭이..

201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