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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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아래서 / 김시천삶 2023. 3. 27. 03:55
목련 아래서 / 김시천 묻는다 너 또한 언제이든 네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그 날이 오면 주저 없이 몸을 날려 바람에 꽃잎 지듯 세상과 결별할 준비 되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하루에도 열두 번 목련꽃 지는 나무 아래서 삶에는 해답이 없다는 건가요? 삶에는 여러 가지 해답이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정해진 해답은 없는 거야 --- --오스커! 신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엠마누엘 슈미트 --- 이른 새벽 3시, 하루의 새벽은 참 언제나 신선합니다 농부에게는 농기구가 필요하듯이, 내 마음에 다짐은 하루의 동행 입니다 감사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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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을 보며 / 이해인삶 2019. 7. 24. 20:53
수국을 보며 / 이해인 기도가 잘 안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 푸르디 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집에서 뒹굴구 싶은 딸을 끌고,,, 생얼의 딸을 굳이 사진에 담는다 나만 좋다,,,! 당신 인생의 단 한번의 기도가 감사합니다 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스터 에크하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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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산 2014. 4. 8. 21:49
저문 산에 꽃燈 하나 내걸다 - 손세실리아 산을 내려오다 그만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늙은 나무의 흰 뼈와 바람에 쪼여 깡치만 남은 샛길이 세상으로 난 출구를 닫아걸고 있습니다 아직은 사위가 침침하지만 곧 사방 칠흑 같은 어둠이 밀려들겠지요 그렇다고 산에 갇힐까 염려는 마세요 설마 그러기야 할라구요 또 그런들 어쩌겠어요 혹시 보이시는지 점자를 더듬는 소경처럼 빛이 아물어야만 판독 가능한 저 내밀한 것들의 아우성 말입니다 밤하늘을 저공 비행하는 반딧불이의 뜨거운 몸통과 흐르지 못하고 서성이는 시린 산그늘, 팥배나무 잎맥에 파인 바람의 지문과 억겁을 휘돌아 식물의 육신을 빌려 짓무른 환부를 째고 해산한 꽃잎 끈 눈물 같은 사리 한알 내 안의 오래된 상처도 푸르고 곱게 부식되어 다음 생엔 부디 이마 말간 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