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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의 시 / 나태주
    2017. 2. 28. 19:15

    3월의 시 / 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새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용서의 계절 / 정호승

     

    나에게 첫눈이 내리는 것은

    용서의 첫눈이 내리는 것이다

    나에게 마른 잎새들이 제 몸을 떨어뜨리는 것은

    겨울나무처럼 내 마음의 알몸을 다 드러내라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단 한사람도 용서하지 못하고

    첫눈도 배고픈 겨울 거리에서

    눈길에 남겨진 발자국에 고인 핏방울을 바라본다

    붉은 핏방울 위로 힌 꽃송이들이

    어머니의 손길처럼 내려앉아 사라지는 것을 바라본다

    나와 함께 떠돌던 신발들을 데리고

    용서의 자세를 보여주며 늠름하게 서 있는

    첫눈 내리는 나목의 거리를 정처없이 걸어간다

    배가 고프다

    인사동에서 술과 밥을 사 먹어도 배가 고프다

    산다는 것은  서로 용서한다는 것이다

    용서의 실패 또한 사랑에 속하는 것이다

    언제나 용서의 계절은 오고 있다는 것이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겨우내 묵은 것을 씻어내는 봄비도 내리고, 점차 파아란 초록으로 변화되리라!

    계절이 바뀌기 전에 마음도 씻어보리라

     

    용서!

     

    내 손과 마음으로 지었던 일들을 털어버리고

    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거리에도

    사랑과 용서가 넘치는 3월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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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