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정호승

농돌이 2018. 10. 22. 21:03

사랑 / 정호승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 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 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폭포 옆에 물들은 단풍,

꽃보다 아름다워라,,,!

 

봄 산객의 발자욱 소리에 깨어 피었다가

이슬 맞고,,,,

바람부는 날 돌아가는 순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