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 황경신

농돌이 2018. 3. 8. 10:39

섬 / 황경신

 

나는 그대를 위하여 섬이 되었으니


그대가 부르지 못한 노래들과

그대가 이르지 못한 길들이

다 여기 있으니


이른 아침의 반짝이는 물결과

늦은 저녁의 차오르는 달빛이 다 이곳에 있으니


언제까지나 기다리는 마음도

날이 갈수록 푸르러지는 기억도

다 내안에 있으니


오는 길 가는 길 마음에 벅차

걸음을 멈추거나 돌리거나 재촉하여도

나는 그대를 위한 하나의 섬이니

아무 데도 닿지 않고

이렇게 흔들리고 있으니

 

봄 비 내리는 아침,

 

따스한 마음을 담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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