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 편지-황동규-삶 2014. 4. 7. 18:30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서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안도현 (0) 2014.04.08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0) 2014.04.07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오광수 (0) 2014.04.07 부치지 않은 편지-정호승 (0) 2014.04.07 목련 (0) 2014.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