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우물 / 노향림
그대 가슴에는
두레박줄을 아무리 풀어내려도
닿을 수 없는 미세한 슬픔이
시커먼 이무기처럼 묵어서 사는
밑바닥이 있다.
그 슬픔의 바닥에 들어간 적이 있다.
안 보이는 하늘이 후두둑 빗방울로 떨어지며
덫에 걸린 듯 퍼덕였다.
출렁이는 물 위로
누군가 시간의 등짝으로 떠서 맴돌다
느닷없이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다.
소루쟁이 풀들이 대낮에도 괭이들을 들쳐메고
둘러선 내 마음엔
바닥 없는 푸른 우물이 오래 묵어서 숨어 있다
바다가 곁에 있는 길,
소금기 머금은 바람과 소리가 있는 곳,
간간히 걷는 이들의 목소리가 뭍어 나는 곳,
그 길을 걷다,,,!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 / 김용택 (0) | 2018.03.28 |
---|---|
제비를 기다리며 / 문정희 (2) | 2018.03.26 |
사모 / 조지훈 (0) | 2018.03.21 |
내 사랑은 그대의 것입니다/리사 위젯 (0) | 2018.03.21 |
봄엔 당신에게 이런 사랑이고 싶습니다 / 이채 (0) | 2018.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