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오후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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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면 생각나는 시!삶 2015. 9. 10. 22:09
가을 오후 / 도종환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 물에 던지며 서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 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격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 / 정유찬 가을엔 너른 들판을 가로질러 노을 지는 곳으로 어둠이 오기 전까지 천천히 걸어 보리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늘진 구석 벤치에 어둠이 오고 가로등이 켜지면 그리움과 서러움이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