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김정의)

농돌이 2013. 2. 2. 10:18

 

설원의 풍경에 동시를 한 편 읽으며 봄을 기다립니다

 

편지(김정의)

 

보고 싶은 친구 만날 날

기다리다 못해'다 털고 글로 나셨다

 

어디만큼 왔을까

저 산 넘으면 나올까

힌 봉투 속에서 

 곱발 딛고 쫑긋쫑끗

내다보는 글씨들

친구와 나 사이에 막혀 있는

 

첩첩 산 허물고 싶어

막힌 봇물 트고 싶어

숨쉴 짬도 없이

밤이 와도 눕지 않고

줄줄이 일어서서

날깨 달아가는 글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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