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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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빛이 되는 삶 / 신달자삶 2023. 7. 23. 10:35
세상에 빛이 되는 삶 / 신달자 인생이란 너무 눈부시게 살 필요는 없다. 오히려 눈에 잘 뜨이지 않지만 내용이 들어 있는 삶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결단코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고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야. 그렇게 스스로를 만들며 살아가고 어딘가 빛을 만들며 사는 일, 그것이 아름다운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어른이 되면서 생각합니다 삶이 감당하기 어렵게, 작게,,,, 밀려오고 밀려갑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것은, 필요 이상으로꾸밀 필요도 없고, 숨길 필요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보이며 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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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상념 / 조미경삶 2023. 7. 22. 10:37
휴일의 상념 / 조미경 일주일을 쉼 없이 달리다 잠시 멈추어 서서 되돌아보는 휴일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 일터를 떠나 집안에 앉으니 무기력한 공기가 집안을 떠돈다 책을 펴 들고 글자의 움직임에 눈동자가 끊임없이 춤추고 춤추는 시선에 묵직한 피로 축 늘어진 나신을 넌즈시 바라보는 벽시계 철 지난 째깍 소리의 한숨 무상무념에 빠진 나그네를 가엾게 바라보고 있는 창틈으로 들어온 공기 한 줌. 만보 걷기를 수년째 하고 잇습니다 처음에는 살을 줄 일 목적으로 시작해서,,,, 경쟁심에 근저막념이 생기도록 걷고 걷고, 매월 1년 기준으로 5백만보를 걷고,,,, 다른 일을 못하고, 다른 시간을 줄이는 것,,,, 남는 것은 없습니다 금년부터는 제가 가진 것,,,, 건강, 체력,,,,, 등을 재음미 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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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침 / 도종환삶 2023. 7. 20. 07:41
다시 아침 / 도종환 내게서 나간 소리가 나도 모르게 커진 날은 돌아와 빗자루로 방을 쓴다 떨어져 나가고 흩어진 것들을 천천히 쓰레받기에 담는다 요란한 행사장에서 명함을 잔뜩 받아온 날은 설거지를 하고 쌀을 씻어 밥을 안친다 찬물에 차르를 차르를 씻겨나가는 뽀얀 소리를 듣는다 앞차를 쫓아가듯 하루를 보내고 온 날은 초록에 물을 준다 꽃잎이 자라는 속도를 한참씩 바라본다 다투고 대립하고 각을 세웠던 날은 건조대에 널린 빨래와 양말을 갠다 수건과 내복을 판판하게 접으며 음악을 듣는다 가느다란 선율이 링거액처럼 몸 속으로 방울방울 떨어져 내리는 걸 느끼며 눈을 감는다 인생은 자전거와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페달로 뒷바퀴를 돌리는 것은 나 자신이지만, 핸들로 앞바퀴의 방향을 정하고,,,, 앞으로 가는 것은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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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던 삶을 살고 있지 않더라도 / 도종환삶 2023. 7. 17. 17:33
내가 원하던 삶을 살고 있지 않더라도 / 도종환 꽃나무라고 늘 꽃 달고 있는 건 아니다. 삼백예순닷새 중 꽃 피우고 있는 날보다 빈 가지로 있는 날이 훨씬 더 많다. 행운목처럼 한 생에 겨우 몇번 꽃을 피우는 것들도 있다. 겨울 안개를 들판 끝으로 쓸러내는 나무들을 바라보다 나무는 빈 가지만으로도 아름답고 나무 그 자체로 존귀한 것임을 생각한다. 우리가 가까운 숲처럼 벗이 되어주고 먼 산처럼 배경 되어주면 꽃 다시 피고 잎 무성해지겠지만 꼭 그런 가능성만으로 나무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빈 몸 빈 줄기만으로도 나무는 아름다운 것이다. 혼자만 버림받은 듯 바람 앞에 섰다고 엄살떨지 않고 꽃 피던 날의 기억으로 허세부리지 않고 담담할 수 있어서 담백할 수 있어서 나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다. 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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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저녁 / 김정택삶 2023. 7. 16. 20:05
여름날 저녁 / 김정택 온종일 뜨거운 사연 가슴에 품은 해 고개를 조아리며 서산마루에 걸터앉아 시큰둥 바라본다. 동네 우물가 두레박은 아낙네들 바쁜 손놀림에 곤두박질치며 멱감느라 분주하면 시원한 강바람 긴 그림자를 몰고 오니 수초 위에 쉬어가는 노을 빛을 잃고 잠이드네. 잔잔한 강물 위에 달빛이 자맥질하여 파문을 일으키면 웅크린 물새들 힘차게 비상한다. 별빛은 바람과 같이 내 마음속에 서성이면 떠오르는 옛 생각 한 가닥 그리움이 여울가에 아롱거려 세월은 가만히 있고 나만 홀로 추억 찿아 달려가네. 지루한 장마에, 잠시 빼꼼히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잠시 걸었습니다 문명은 자연에 맞서 이뤄낸 성취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타고난 자질을 발휘한 결과다 --루트비히 폰 미제스 -- 문병에는 언제나 인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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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 유하삶 2023. 7. 15. 11:29
비가 /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젗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읍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비가 내리니 조금은 차분해집니다 모두가 가라앉아서 흐르는 날이니, 자연스럽게 뜨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가벼움,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자신을 벗어나 일부러 멋부린 가벼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