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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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을 바라보며,,,,삶 2015. 8. 28. 11:00
내 손등에 떨어지는 그대의/박남준 저 함박눈 산 너머로부터 달려온 당신이 띄운 편지라는 걸 안다 맑고 따뜻한 눈물로 쓴 곱은 손가락 호~ 불며 써내려 간 흰 겨울편지 길 / 박남준 길이 빛난다 밤마다 세상의 모든 길들이 불을 끄고 잠들지 않은 것은 길을 따라 떠나간 것들이 그 길을 따라 꼭 한번은 돌아오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먼 강물의 편지 / 박남준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들녘에 눈 내리고 옛날이었는데 저 눈발처럼 늙어가겠다고 그랬었는데 강을 건넜다는 것을 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 길에 눈 내리고 궂은비 뿌리지 않았을까 한해가 저물고 이루는 황혼의 날들 내 사랑도 그렇게 흘러갔다는 것을 안다 안녕 내 사랑, 부디 잘 있어라 기다림이 지는 밤 / 박남준 눈을 감았습니다 당신과의 만남이 첫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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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나비!삶 2015. 8. 28. 09:16
가슴을 젖시는 일! 그건 방송, 신문, 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는 일 그래도 그건 나에게 특별했다 그리고 늘 행복했다 꽃이 피었고, 바라보는 나도 꽃이 되었다 바람이 문제였다 우리의 대화가 날린다 그날, 내가 속삭이는 많은 이야기는 바람이 데리고 들판으로 가서 꽃이 되었다 난, 혼자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건 모두가 이야기가 있다 때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고 노래한다 오늘도 흔들린다 내가 느끼는 흔들림은 다르다 그녀는 속삭임이다 오래전 어느 곳에서 혼자 상상을 했다 지금은 깜깜한 밤이다 난 지금 혼자있다 그 때와 지금의 차이는 어둠이다 그래도 그대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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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 정호승삶 2015. 8. 15. 09:29
나팔꽃 / 정호승 한쪽 시력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 나팔꽃 꽃말과 유래 나팔꽃이 우리 나라에 들어온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며 대략 수백 년 전이라는 모호한 자료만 나와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 전래된 경로와 시기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바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 식물을 애초부터 '나팔꽃'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중국식 명칭을 따라서 견우화(牽牛花)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에는 약재명과 함께 당시에 통용됐던 순우리말 명칭이 병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에서 '나팔꽃'이라는 명칭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1600년대 초까지는 그러한 명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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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에서 제석봉으로,,,,산 2015. 8. 14. 17:54
소풍과 방랑의 차이? 둘 다 집을 떠나는 것은 동일하지만, 돌아갈 것과 계획적이냐가 차이인가?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만남!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안개로 변한 천왕봉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쉰다 눈이 펑펑 내리던 날에도 이 정상에서 돌아갈 걱정은 안하고 한 없이 쉬었던 추억이 있다 내 몸과 정신이 힘들어서 흔들릴 때마다 나는 지리산으로 간다 누구는 오지 마시라고, 왜 가느냐고 한다 이유는 없다 그래서 온다, 이 산은 나를 그렇게 부른다 내 안에 있는 응어리가 땀이 되어 내 몸에서 나가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 멋진 풍광과 공기와 청정한 기운이 나의 심장과 폐에 자리잡기를 소망한다 그것뿐이다! 난 오늘 지리산에서 행복하다 천왕봉 사람들이 실루엣이 되었다 가을이 왔다, 구절초와 범꼬리가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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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삶 2015. 8. 12. 06:54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 4 · 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는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우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껏 불렀다. 돈을 받지 않고 부르는 노래는 겨울밤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졌다. 그로부터 18년 오랜만에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가 되어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 회비를 만 원씩 걷고 처자식들의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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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나의 힘/기형도삶 2015. 8. 5. 08:33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사랑, 그대 색깔로 물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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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지붕에 박이 열렸습니다!농부이야기 2015. 7. 28. 09:02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이정하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당신이 가지지 않는 것 때문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기쁨 보다는 당신이 가지고 있는 슬픔 때문에 나는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당신이 안고 있는 상처 때문에 나는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흉 이라고 여기고 있는 그것을 나는 바 로 그것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이렇듯 당신을 감싸주기 위해섭니다. 그러나 당신은 내게 가지고 있지 않는 것 때문에 부끄러 워 하지 마십시오. 설사 남보다 훨씬 못한 걸 가졌더라도 그것 때문에 슬퍼하지 마십시오. 무엇보다도 당신은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나의 사랑을 가지지 않았습니까? 그런 당신을, 그런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