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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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저녁 풍경 / 노향림음식 2022. 8. 5. 08:15
내 안의 저녁 풍경 / 노향림 배밭 너머 멀리 저녁 구름이 걸렸다 필라멘트 불빛처럼 역광이 구름 틈새로 새 나오고 당신은 아직도 바다를 향해 앉아 있다 등 돌려 텅 빈 독처럼 앉아 있는 당신에게 시간은 저녁을 가득하게 퍼 담고 있어 하얗게 지는 배꽃들이 당신의 발등과 무릎 어깨 머리 위로 마구 떨어진다 바다 위에서는 새들이 한쪽 발을 들고 머리를 주억거린다 그들이 이따금 모래톱을 긴 부리로 물고 나는 사이 떠돌던 당신 마음은 어떤 빛일까 밤은 저만치 젖은 날개 터는 소리로 파도 위로 걸어오고 그렇게 당신은 오래도록 생각에 잠긴다 시집 창비. 2019 이번주 일요일이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입니다 쉬엄쉬엄 가도 가을은 옆에 있는듯 합니다 시원하게 출발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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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음식, 새봄을 맞으며, 봄비 듣다음식 2022. 3. 26. 05:52
봄비 / 김용택 어제는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고운 봄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막 돋아나는 풀잎 끝에 가 닿는 빗방울들, 풀잎들은 하루종일 쉬지 않고 가만가만 파랗게 자라고 나는 당신의 살결같이 고운 빗줄기 곁을 조용조용 지나다녔습니다 이 세상에 맺힌 것들이 다 풀어지고 이 세상에 메마른 것들이 다 젖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내 마음이 환한 하루였습니다. 어제는 정말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운 당신이 하얀 맨발로 하루종일 지구 위를 가만가만 돌아다니고 내 마음에도 하루종일 풀잎들이 소리도 없이 자랐답니다. 정말이지 어제는 옥색 실같이 가는 봄비가 하루 종일 가만가만 내린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밴뎅이회 밴뎅이회무침 어제는 예수금 추진하러 갔다가, 안산 금산식당에서 거하게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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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봄 나들이음식 2022. 3. 22. 18:45
봄 / 신달자 선물을 싼 줄은 절대로 가위로 싹둑 자르지 마라 고를 찾아 서서히 손끝을 떨며 풀어내야지 온몸이 끌려가는 집중력으로 그 가슴을 열어가면 따뜻한 줄 하나 언 땅 밑에서 조용조용 끌려 나오려니 우주의 하체가 손끝에 움찔 닿으리 곧 선물의 정체가 보이리라. 시골집에서 겨울을 지난 쓰레기들을 정리하고, 밭에서 냉이와 시금치, 취나물을 득템하여, 봄을 비볐습니다 냉이와 취나물은 튀김으로,,, 시금치와 취나물 일부는 무침으로,,,, 베이스는 무우 생채입니다 새봄을 좋아하는 사람, 망설임 없이 다가서야 합니다 삶도, 사랑도, 고백은 용기입니다 어느 시간이든지, 망설이다, 훅 지나가면, 그때서 벌써 지나가네,,,, 망설임이란 존재는, 나의 봄으로 만들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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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 튀김으로 봄 시작음식 2022. 3. 18. 21:34
봄 가지를 꺾다 / 박성우 상처가 뿌리를 내린다 화단에 꺾꽂이를 한다 눈시울 적시는 아픔 이 악물고 견뎌내야 넉넉하게 세상 바라보는 수천 개의 눈을 뜰 수 있다 봄이 나를 꺾꽂이한다 그런 이유로 올 봄엔 꽃을 피울 수 없다 하여도 내가 햇살을 간지러워하는 건 상처가 아물어가기 때문일까 막무가내로 꺾이는 상처, 없는 사람은 꽃눈을 가질 수 없다 상처가 꽃을 피운다 새로운 봄에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걱정도 좀 버리고 편하게 먹자 어른이라고 언제나 잘 할 필요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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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장, 참게탕 그리고 발효식품들음식 2021. 1. 30. 18:02
학명은 Eriocheir sinensis H. MILNE EDWARDS이다. 우리 나라 참게속에는 참게 이외에 동남참게·애기참게가 있다. 참게는 갑각길이 63㎜, 갑각너비 70㎜ 내외의 비교적 큰 게이다. 갑각은 둥그스름한 사각형이고 이마에 4개의 이가 있으며 집게다리는 억세게 생겼고, 손바닥의 앞면과 손가락 기부에 연한 털다발이 있다. 4쌍의 걷는 다리는 가늘고 길다. 이 종은 황해로 흐르는 크고 작은 하천 유역 특히 바다에 가까운 민물에서 살며, 산란 전인 가을철에 바다로 내려간다. 해변의 바다에서 산란, 포란하고 부화한 다음 유생(幼生)이 민물로 올라와 성장한다. 동남참게는 생김새가 참게와 매우 비슷하나 남해와 동해로 흐르는 하천 유역에서 산다. 애기참게는 참게에 비하여 매우 작고 황해 연안의 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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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음식, 굴물회와 굴밥음식 2020. 11. 27. 08:27
시원한 굴물회 입니다 제철이 되었습니다 겨울은 굴이 맛있는 계절이다. 특히 김장김치 담고 난 후에 삶아낸 돼지고기 수육과 함께 먹는 돼지고기 보쌈도 맛있지만, 김장김치 담그면서 굴 한 점 올려놓고 먹는 굴보쌈도 별미다. 우리나라는 굴 요리가 다양하게 발달했는데 굴회에 석화구이, 굴밥에 굴국밥, 굴찜에다 석화김치, 굴무침에 굴생채, 굴튀김, 굴전 그리고 젓갈로는 어리굴젓까지 미처 다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다. 굴은 지역에 따라서도 다양한데 지금은 통영 굴이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만 전통적으로 굴 하면 서해안 굴을 꼽았다. 서산이나 보령 역시 굴이 유명하고 예전에는 남양 굴도 유명했는데, “남양 원님 굴회 마시듯 한다”는 속담이 있었을 정도다. 남양은 지금의 경기도 화성시 일대로 조선시대에는 남양도호부가 설치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