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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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던 삶을 살고 있지 않더라도 / 도종환삶 2023. 7. 17. 17:33
내가 원하던 삶을 살고 있지 않더라도 / 도종환 꽃나무라고 늘 꽃 달고 있는 건 아니다. 삼백예순닷새 중 꽃 피우고 있는 날보다 빈 가지로 있는 날이 훨씬 더 많다. 행운목처럼 한 생에 겨우 몇번 꽃을 피우는 것들도 있다. 겨울 안개를 들판 끝으로 쓸러내는 나무들을 바라보다 나무는 빈 가지만으로도 아름답고 나무 그 자체로 존귀한 것임을 생각한다. 우리가 가까운 숲처럼 벗이 되어주고 먼 산처럼 배경 되어주면 꽃 다시 피고 잎 무성해지겠지만 꼭 그런 가능성만으로 나무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빈 몸 빈 줄기만으로도 나무는 아름다운 것이다. 혼자만 버림받은 듯 바람 앞에 섰다고 엄살떨지 않고 꽃 피던 날의 기억으로 허세부리지 않고 담담할 수 있어서 담백할 수 있어서 나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다. 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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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저녁 / 김정택삶 2023. 7. 16. 20:05
여름날 저녁 / 김정택 온종일 뜨거운 사연 가슴에 품은 해 고개를 조아리며 서산마루에 걸터앉아 시큰둥 바라본다. 동네 우물가 두레박은 아낙네들 바쁜 손놀림에 곤두박질치며 멱감느라 분주하면 시원한 강바람 긴 그림자를 몰고 오니 수초 위에 쉬어가는 노을 빛을 잃고 잠이드네. 잔잔한 강물 위에 달빛이 자맥질하여 파문을 일으키면 웅크린 물새들 힘차게 비상한다. 별빛은 바람과 같이 내 마음속에 서성이면 떠오르는 옛 생각 한 가닥 그리움이 여울가에 아롱거려 세월은 가만히 있고 나만 홀로 추억 찿아 달려가네. 지루한 장마에, 잠시 빼꼼히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잠시 걸었습니다 문명은 자연에 맞서 이뤄낸 성취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타고난 자질을 발휘한 결과다 --루트비히 폰 미제스 -- 문병에는 언제나 인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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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 유하삶 2023. 7. 15. 11:29
비가 /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젗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읍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비가 내리니 조금은 차분해집니다 모두가 가라앉아서 흐르는 날이니, 자연스럽게 뜨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가벼움,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자신을 벗어나 일부러 멋부린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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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떠나갈 때는 /류시화삶 2023. 7. 13. 21:39
누구든 떠나갈 때는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를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느낌을 즐기고 싶었습니다 소란스러움도, 넘실거리는 소용돌이도 없는 노을빛 바다, 물들어 가는 체험이 좋았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 합니다 세상이란 것에 잘 섞이지 않고 지키고 싶어하는 나라는 섬,,, 노을빛 아래서는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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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삶 2023. 7. 5. 20:49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근소근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 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 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늘 초상집에 다녀왔습니다 전 습관이 꼭 장례식장 인포메이션을 흩어 봅니다 젊은 삶이 떠났더라구요,,,, 우리 인생을 마라톤이나 항해에 비유합니다 누구는 길고,,,, 누구는 짧지만,,,, 인생이란 항해를 합니다 오늘도 수고하신 이웃님들과 저에게 말합니다 제대로된 항해를 하시려거든 두려워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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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맛집에 놀다삶 2023. 7. 4. 06:40
노을 / 이동진 작사, 최현규 작곡,권진숙 노래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하수아비 팔벌려 웃음짓고 초가지붕 둥근박 꿈꿀 때 고개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노을의 아름다움이 커다란 택배로 왔습니다 몇 일 전에 요란을 피우며 지나간 빗소리에 비하면, 너무 고요함이 내립니다 사랑의 씨앗을 용서랍니다 언제나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어머니 장독대의 질그릇처럼 세월의 흔적을 담아도 그냥 받아주기를 소망합니다 소망 가득한 시작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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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삶 2023. 7. 1. 07:42
칠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당신의 가슴에 빨강 장미가 만발한 7월을 드립니다. 7월엔 당신에게 좋은일이 생길 겁니다. 뭐라고 꼭~ 찝어 말 할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서 예쁘고 고른 하얀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7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겁니다. 뭐라고 딱히 표현 할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듭니다. 당신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7월을 드립니다. 2023년 하반기를 시작하는 7월의 첫날 입니다. 또한 세계협동조의 날로 제정 101주년이 되는 날 입니다. 국제협동조합연맹에서는, 협동조합 운동의 의의와 발전을 기념하기 위해 1923년부터 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