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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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 / 이해인삶 2023. 5. 1. 18:22
5월의 시 /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축복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 하늘이 잘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의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기도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오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이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이 축복을 쏟아내는 오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가 되게 하십시오 행복한 5월 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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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의 소망 / 나태주삶 2023. 4. 19. 22:26
여행에의 소망 / 나태주 그곳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네가 그리운 것이다 그곳이 그리운 곳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네가 보고 싶은 것이다 너는 하나의 장소이고 시간 빛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나라 네가 있는 그곳이 아름답다 네가 있는 그곳에 가고 싶다 네가 있는 그곳에 가서 나도 그곳과 하나가 되고 싶다. 오늘보다 조금 젊으 날,,,! 영국 버클레이즈방크 연수 기간들 중,,,, 가을의 추억 입니다 근데 그리 짭쪼름했던 피시앤 칩스가 그리움인가요 ㅎㅎ 시간은 참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지나고 보면 눈이 부시지 않은 날은 없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부시지 못했던 걸 알 나이? 참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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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 고정희삶 2023. 4. 17. 21:12
봄 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 날,,,,! 비가 온답니다 누가 나에게 모이수쳐르르뿌려주는 느낌 좋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면 언급은 불가? 사랑 받는 느낌,,,! 봄은, 그 느낌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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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종해삶 2023. 4. 16. 20:02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누가 주변에서 힘들다 하면 ,,, 당신은 어찌하시나요? 전 나가서 술이라도 한병 합니다 제가 지금보다 젊은 날, 힘들고,,, 숨 막이던 시간 저에게 필요한 것은 돈도 중요했지만,,,, 따스한 온기였습니다 화요일애 비가 내리답니다 좋은 분들과 점심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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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밭을 지나며 / 고정희삶 2023. 4. 13. 06:59
유채꽃밭을 지나며 / 고정희 어머니, 이제 더는 말이 없으신 어머니 당신의 시신을 뒷동산 솔밭에 묻고 제 가슴에도 비로소 둥긋한 봉분 한구 솟아버린 채 서른아홉의 짐을 끌고 고향을 하직하던 날 소리나지 않게 울며 대문 밖에 서 계시는 어머니와 손 흔들던 날 저산리 모퉁이를 돌아서던 제 시야에 오늘처럼 눈부시게 흔들리는 유채꽃밭을 보았습니다 백야리를 지나고 배드레재 지날 동안 저를 따라오던 유채꽃밭에는 호랑나비 노랑나비 훨훨 날아들어 이 세상의 적멸을 쓰러뜨리며 찬란한 화관을 들어올리고 있었습니다 제발 가슴속의 봉분을 버려라 찾아오면 떠나갈 때가 있고 머물렀으면 일어설 때가 있나니 사람은 순서가 다를 뿐이다 유채꽃밭 속으로 걸어가던 어머니 그날처럼 오늘도 산천솔기마다 유채꽃 흐드러져 무겁고 막막한 슬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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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대한 생각/ 고재종삶 2023. 4. 6. 04:34
길에 대한 생각/ 고재종 마음은 쫓기는 자처럼 화급하여도 우리는 늘 너무 늦게 깨닫는 것일까. 새벽에 일어나 흰 이슬 쓰고 있는 푸성귀밭에 서면 저만큼 버려두었던 희망의 낯짝이 새삼 고개 쳐드는 모습에 목울대가 치민다. 애초에 그 푸르름, 그 싱싱함으로 들끓었던 시절의 하루하루는 투전판처럼 등등했지. 그 등등함만큼 쿵쿵거리는 발길은 더 뜨거웠으니 어느 순간 텅 비어버린 좌중에 놀라, 이미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타협해 버린 연인들처럼, 그렇게, 한번 그르쳐 든 길에서 남의 밭마저 망쳐온 것 같은 아픔은 깊다. 살다 보면 정 들겠지, 아니 엎어지든 차이든 가다 보면 앞은 열리겠지, 애써 눈을 들어 먼 산을 가늠해 보고 또 마음을 다잡는 동안 세월의 머리털은 하얗게 쇠어갔으니, 욕망의 초록이 쭉쭉 뻗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