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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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도종환 -, 산 동안거에 들다-송문헌-산 2014. 2. 15. 03:20
산경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산 동안거에 들다 / 송문헌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낙엽자리인가 바스락 우두둑 골절된 가랑잎들 고요의 뼈를 들추는 경계를 지운 산 나를 불러들이고 허둥지둥 지나온 길 돌아가는 길 또한 오리무중, 누가 누구의 길을 동행하고 누가 누구의 삶을 대신할 수 있는가 네가 내게 마음이 없으면 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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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쓴다 -류근-삶 2014. 2. 14. 20:55
편지를 쓴다 / 류근 내가 사는 별에는 이제 비가 내리지 않는다 우주의 어느 캄캄한 사막을 건너가고 있는 거다 나는 때로 모가지가 길어진 미루나무 해 질 무렵 잔등 위에 올라앉아 어느 먼 비내리는 별에게 편지를 쓴다 그 별에는 이제 어떤 그리움이 남았느냐고, 우산을 쓰고 가는 소년의 옷자락에 어떤 빛깔의 꽃물이 배어 있느냐고, 우편 배달부는 날마다 내가 사는 별 끝에서 끝으로 지나가지만 나는 한 번도 그를 만나지 못하였다 나는 늘 이별의 한가운데 살고 있으므로 날마다 우주의 사막을 가로질러가는 시간의 빛살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거다 그래도 나는 다시 편지를 쓴다 비가 내리는 별이여 우주의 어느 기슭을 떠돌더라도 부디 내가 사는 별의 사소한 그리움 한 방울에 답신해다오 나는 저녁놀 비낀 미루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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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 정암사 -문화재,명승,고적 2014. 2. 14. 20:16
오서산 정암사입니다 오서산 중턱에 자리잡은 사찰로 아담합니다 정겨운 모습의 정암사 장독대! 설화 핀 오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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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곳으로 -이정하-삶 2014. 2. 13. 22:07
낮은곳으로 -이정하- 낮은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내가 낮은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온전히 나를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내게 물처럼 밀려오라. 오늘은 많이 힘듭니다 삶이 늘 즐거운 것은 아니지만 힘이 듭니다 50년을 살고도 힘이? 정월 대보름이라고,,, 내 가장 사랑하는 친구가 힘들답니다 돈도, 명에도 다 포기한다고,,, 사랑만 남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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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버팁니다 -추억으로 -농부이야기 2014. 2. 12. 20:01
나무와 꽃들이 겨울잠에 들기시작하는 이 순간이, 거름을 주기 알맞은 시기랍니다 나무를 심고 보살피면 따스해진답니다 어의 집 아파트에 있는 저의 동반자 입니다 봄부터 그와 나는 함께 살지요 비 내니는 날에는, 제가 가보기도 하지요 ? 궁금하건든요 예전에는 하려한 날도 많았죠! 지금은 저를 초라하게 봅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위에 따라서 천한 사람도, 귀한 사람도 되는데,,,, 그건 평범한데,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행복항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마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 하지 말고, 그냘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순간 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 보라--법정스님의 글 중에서-- 저의 화려한 여름입니다(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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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이문길-산 2014. 2. 12. 15:30
산 - 이문길 시인 - 내 소원이 무엇인지 아나 소원이 생각날 리 없는 산골이라 아내는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뭔데 내가 산을 쳐다보며 말했다 사람 안 사는 저런 큰 산 하나를 사는 것이다 그러자 아내는 갑자기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저 쓸데없는 것 사서 뭐하게 또 빌어먹을라카네 내가 풀이 죽어 말했다 개간해서 농사 지을라 안칸다 나는 말없이 산을 둘러보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말했다 나한테는 필요 없지만 나무들한테 산이 필요해서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안개한테 구름한테 산이 필요해서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내가 사도 누가 사는지 산이 모르기 때문에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사도 아무 소용없는 빈 산이라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내 만년에 그런 산에 혼자 살고 싶어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소나무 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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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으로 깻잎 짱아찌 만들기(재)음식 2014. 2. 11. 22:21
오늘은 저희 집 깻잎 장아찌를 담그는 날 입니다 담가서 발효만 되면 오랜동안 보관이 용이합니다 짭짜름한 반찬이 생각날 때 꺼내서 세척 후 양념을 해서 쪄내면 훌륭한 밑반찬이 됩니다 간장으로 하는 것보다는 전 깊은 맛이 나서 좋습니다 이맘때 들깨잎이 누렇게 변할 때가 적기 입니다 너무 파랗고, 어린잎은 물이 생기고 발효 시 문제가 있습니다 들깨를 베어서 수확 준비를 하면서 부수입으로 ,,,, 집에서 담근 된장으로 3년간 숙성된 것 입니다 집간장이 아니고, 양조간장을 된장이 배합되어 들깨에 바르기 좋게 조금 첨가합니다 농도 조절은 아래 사진을 보시고 참조하세요 손으로 잘 치데어 덩어리가 없고, 잘 섞이게 합니다 너무 간장을 많이 넣으면 물이 생기고,,,, 이 정도 한번에 요리하기 적당한 단위로 실로 사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