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
황무지(荒蕪地) - T.S. 엘리어트산 2015. 4. 19. 20:34
황무지(荒蕪地) - T.S. 엘리어트 (The Waste Land/ Thomas Stearns Eliot) 1부. 죽은 자의 매장(The Burial of the Dead)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우리를 따뜻하게 했었다 忘却눈(forgetful snow)으로 大地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가냘픈 生命을 키웠다 여름은 소나기를 몰고 슈타른베르가제 湖上을 건너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주랑(柱廊)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 시간 가량 지껄였다 내가 러시아 사람이라고요 천만에 난 리투아니아에서 난 순수한 독일人인데요 어렸을 때, 사촌 太公집에 머물렀었는데 사촌은 나를 썰..
-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삶 2015. 4. 17. 07:27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쾅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쾅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
-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삶 2015. 4. 15. 16:30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 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
-
비 그친 새벽 산에서 / 황지우산 2015. 4. 15. 09:30
비 그친 새벽 산에서 / 황지우 비 그친 새벽 산에서 나는 아직도 그리운 사람이 있고 산은 또 저만치서 등성이를 웅크린 채 창 꽃힌 짐승처럼 더운 김을 뿜는다 이제는 그대를 잊으려 하지도 않으리 산을 내려오면 산은 하늘에 두고 온 섬이었다 날기 위해 절벽으로 달려가는 새처럼 내 희망의 한 가운데에는 텅 비어 있었다. 용봉산 암릉 진달래가 만개하였습니다 수십년을 살아온 길에서 어느 한 해 쉬운 시간은 없었으리라 올해도 추운 겨울과 목이 타는 가뭄을 이슬과 빗물로 목을 축이며 봄을 맞이했습니다 남들은 고난을 이기었다 합니다 뜨거운 여름과 가을,,,, 을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