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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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어 가는 / 이순옥삶 2023. 11. 8. 21:41
물들어 가는 / 이순옥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감정의 선율 기억과 기억 사이로 서로 얽혀 있는 시공간 당신을 위해 참는 건 이상하게도 괴로우면서도 즐거운 일 혹은 하얗게 타올라서 마침내 터져버리는 환희를 느끼는 것 권태롭기만 하던 삶이 너로 인해 다채로워지기 시작했죠 붉디붉은 꽃잎 어느 날 흐느낌이 느껴져 생각의 꼬리 자르지 못해 이렇게 잠깐씩 같은 세계에 머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조금 위태롭지만 달콤한 세상이니까 때론 진실이 필요치 않을 때가 있죠 바로 이 순간, 목소리가 그 길을 따라오라는 듯 나를 끌어요 툭, 건들면 와장창 깨질 것 같은 차가운 눈빛으로 해결되지 못할 물음으로 제어되지 않을 거에요 당신 향한 내 눈빛의 색채가 수만 번 바뀌면서...... 선운사에 가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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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 허호석삶 2023. 11. 7. 20:27
동행 / 허호석 내일이 있으므로 오늘이 있는 거지 만남의 인연을 연정으로 다듬어 함께 가고자 손잡아준 님이여! 새날의 이정표가 있을 그 어디 쯤에 사랑을 저축할 둥지를 향해 동행하는 내일의 길 있으니 행복인 걸 들꽃처럼 우리 소망 하늘 한켠 걸어놓았지 언 듯 접혀진 날들 펼쳐보면 세월의 바람에 긁힌 자국 많지만 구비마다 젖은 눈으로도 웃어 보이는 님이 있으므로 내가 있는 것을 높고 낮은 구불 길인들 동행하는 내일의 길 있으니 어디라도 외로울까. 매일 선물로 받은 하루를 시작하면서, 감사의 제목을 써 봅니다 허접한 것으로 부터, 인간관계까지 하나씩 적어갑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기르기 위함 입니다 경쟁과 욕심으로 살아가는 일상이지만, 가끔 평온함을 느끼고 감동을 받습니다 작은 기도문도 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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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을 보니 / 김시천산 2023. 4. 27. 08:22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가 부정하고 싶은 것 중 하나, 죽음이라는 종착역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 입니다 고창읍성 대나무밭에 앉아 댓바람에 머리를 씻어 봅니다 서로 사랑할 시간이 많이 적습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는 하루 여십ㅅ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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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밭을 지나며 / 고정희삶 2023. 4. 13. 06:59
유채꽃밭을 지나며 / 고정희 어머니, 이제 더는 말이 없으신 어머니 당신의 시신을 뒷동산 솔밭에 묻고 제 가슴에도 비로소 둥긋한 봉분 한구 솟아버린 채 서른아홉의 짐을 끌고 고향을 하직하던 날 소리나지 않게 울며 대문 밖에 서 계시는 어머니와 손 흔들던 날 저산리 모퉁이를 돌아서던 제 시야에 오늘처럼 눈부시게 흔들리는 유채꽃밭을 보았습니다 백야리를 지나고 배드레재 지날 동안 저를 따라오던 유채꽃밭에는 호랑나비 노랑나비 훨훨 날아들어 이 세상의 적멸을 쓰러뜨리며 찬란한 화관을 들어올리고 있었습니다 제발 가슴속의 봉분을 버려라 찾아오면 떠나갈 때가 있고 머물렀으면 일어설 때가 있나니 사람은 순서가 다를 뿐이다 유채꽃밭 속으로 걸어가던 어머니 그날처럼 오늘도 산천솔기마다 유채꽃 흐드러져 무겁고 막막한 슬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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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 공석진삶 2023. 1. 31. 21:07
입춘 / 공석진 입춘이란다 무심한 짧은치마는 한파를 비웃고 쇼윈도 마네킹은 화려한 꽃무늬로 입춘을 반긴다만 폭설로 고개 넘기를 포기하고 먼길을 우회하는 심정을 어쩔 것이냐 서울역 행려병자의 객사하는 산송장을 옆에 두고 속없는 세상 사람들의 봄 타령은 어쩔 것이냐 입춘이란다 체감하기 어려운 봄은 다가오는데 내 마음의 한파는 도무지 풀릴 줄 모르는데 입춘이란다. 봄이 오려나 봅니다 저녁 공기가 포근합니다 돌아서 걸어오면서 생각? 내가 노력한 만큼 내가 소유할 수 있는게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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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삶 2022. 12. 28. 22:42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가끔은 아무나 잡고 얘기하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조금은 시원해질까? 그런 그런 생각들 중에서 ,,, 오늘 평생을 다닌 직장을 떠나는 친구와 점심을 하면서 삶에서 하나는 남았구나 생각했습니다 풋풋했던 기숙사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지만 참 행복한 인연입니다 우리에게 이제, 시간은 묻습니다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 결정하는 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