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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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산 2018. 8. 12. 13:46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앞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란이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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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철쭉산행(국망봉코스)산 2018. 5. 29. 00:16
0, 산행코스 : 주차장 ~ 초암사탐방지원센터~초암사~국망봉(1,421m)~상월봉~ 늦은맥이재~어의곡탐방지원센터 0, 산행거리 : 15km / 산행시간 : 행복한 6시간 떨어져서 외롭고 세상과 단절한 슬픔에 가슴치며 울던 국망봉 철쭉이여 그녀 어께로 울던 밤, 총총한 별도 내리던 이슬로도 채우지 못한 허허로운 마음 나 오늘, 큰 팔 벌려 안아보렵니다 새벽 일찍 시작하여 소백산으로 철쭉산행,,! 꽃구경은 붉으면 붉다고, 희면 희다고 소란스럽지만, 꽃보면서 화낼 일은 없으리라,,,! 주차장에서 초암사 위까지 이어지는 구곡의 경치가 있는 곳,,! 주차장에서 초암사까지 소형차량은 진입이 가능하나 대형은 진입 공사 중? 소형도 자리가 부족하니 참고하시라 사과밭이 많습니다 지나다가 복숭아밭의 가지 관리가 특이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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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을 지나며,,,!삶 2018. 5. 1. 22:11
어느날, 바쁜 내 삶에 또 무언가 끼어듭니다 자세히 보니 사랑입니다 시간이 없는데 시간이 생깁니다 그런 거 없어도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있어야 했나 봅니다 그래요 사람이 사는데 사랑은 필요한가 봅니다 모르고 살았는데, 잊고 살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똑바로 보기가 두려워 외면했던거 같습니다 궂은 날씨, 울퉁불퉁한 길, 다 치고 달려가 당신과 오랫동안 있어야 겠습니다 -- 최대호, 너의 하루를 안아줄께 중에서 -- 오늘은 노동절, 휴가를 낸, 아내와 용봉산에 올랐습니다 철쭉꽃이 만개했습니다 호젓히 걷는 산행길에서 삶에서 정말로 무엇이 중한지 묻습니다 무엇이 남을까요,,,? 꿈을 꾸어봅니다 다가올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기로 합니다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추운 날 손을 잡아줄 사람이, 비 내리는 날, 우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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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치유를 느끼다,,,!산 2018. 4. 17. 20:22
아름다운 풍경 / 용혜원 작은 불씨를 모아가며 사랑을 이루었으니 마지막까지 불꽃으로 타올라야 한다 막 피어오르는 꽃망울로 만나 사랑을 꽃피웠으니 풍성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 어느 날인가 불어온 바람으로 만났으니 구름을 불러 한바탕 쏟아져 내리는 비처럼 후회 없는 사랑을 해야 한다 작은 가슴을 태워가며 사랑을 했으니 후회 없는 웃음으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너와 내 가슴에 사랑의 흔적이 언제나 남아 있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가며 사랑을 해야 한다 암릉이 많은 용봉산에는 봄이면 아름다움이 더 깊다 옆으로 사는 소나무도 살지요,,,! 옆으로 암릉에 사는 진달래가 꽃을 피웁니다 들려주는 위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희망의 증거가 있습니다 그래도 꽃은 핍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매년,,, 우리의 삶도, 걱정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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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 진달래 산행,,,!산 2018. 4. 10. 20:21
0, 산행일시 : 2018.4.7 0, 산행코스 : 돌고개주차장-진려봉 -돌고개주차장(원점회귀) 0, 진달래 개화 상황 : 비와 강풍으로 하단부는 낙화, 중상단부는 만개 전주를 지나면서 눈이 내리더니 오수와 구례에서는 겨울처럼 눈이 내렸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06:30, 너무 추워서 30분 차에서 기다리다 산행을 시작합니다 발아래 여천공단의 풍경 길게 이어지는 능선으로 붉은 진달래꽃이 보입니다 하단부는 낙화상태입니다 이쪽 능선은 많이 졌네요 ㅠㅠ 진사님의 열정,,,! 산 아래 풍경,,,! 떨어진 진달래꽃들,,,! 멀리 이순신대교가 보입니다 반대쪽 능선은 좀 남았습니다 멋진 능선을 마주합니다 바람이 엄청 불어댑니다 공단의 굴뚝에 연기를 보십시요,,, 암릉에도 만개하였습니다 바람에 꽃이 너덜너덜 합니다 햇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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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사진을 바라보며,,,!산 2018. 3. 4. 06:42
내 눈동자 속의 길 / 강윤미 여행 끝에 도착한 여관방 누군가 마지막까지 힘껏 짜다 만 치약 한 번 쓸 만큼만 남겨 놓은 그것을 검지에 묻힌다 어둠이 이 방을 헹구고 갈 때까지 나는 오랫동안 후생의 나를 기다린 것 같다 흑백사진 같은 거울에 스며 있는 수많은 여행자의 몰골 위에 나는 입깁을 불어 강물이라고 쓴다 눈을 깜빡이자 타일 무늬 속으로 황급히 휘돌아가는 기척 벽의 수면 위로 꽃들이 질 줄 모르고 핀다 꽃들이 토해내는 향기를 쫓아 모래사장을 걸어나가면 저녁은 태어나고 수평선에서 겨우 빠져나온 오징어배의 불빛들 한숨 돌리고 또다시 파도를 뜯으러 달려가는 모래알을 따라가면 눈동자에서 시작한 길의 끝을 만난다 노을에 취한 파도였는지 포말에 엉겨붙은 바람이었는지 비릿한 게 그리워 나는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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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하여 / 문근영산 2018. 2. 25. 20:59
우리를 위하여 / 문근영 사는 일이 자글자글하고 질퍽거릴 땐 아득한 시간의 경계를 지우고 노심초사 꼭꼭 눌러둔 사연 데리고 무작정 길을 떠나자 불가항력의 벽 앞에서 말로 풀어내지 못한 생각의 편린들도 치명적이었던 증오도 깡그리 지우고, 잘린 시간이 어둠에 잠기어 그리움이 하나씩 제자리로 돌아오는 세월의 길목, 뒤따라온 세월의 바람이 허공을 갉으며 흔들리면 안일하게 잊고 지냈던 잃어버린 우리가 뜨겁게 돋아 화끈거린다지울 수 없는 우리, 지금은 우리를 위하여 얼룩진 긴장을 풀고 무엇인가 하여야 할 때 서툰 밤길 같은 인생에서 서로 길이 되어 환해져 오는 길이 되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렇게 함께 늙어 갈 수 있도록 떠날 수 있음을 감사하며, 살아 있음을 감사합니다 무엇이 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