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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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 고정희삶 2023. 4. 17. 21:12
봄 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 날,,,,! 비가 온답니다 누가 나에게 모이수쳐르르뿌려주는 느낌 좋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면 언급은 불가? 사랑 받는 느낌,,,! 봄은, 그 느낌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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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다의 꿈 / 박노해삶 2023. 1. 26. 21:37
시다의 꿈 / 박노해 긴 공장의 밤 시린 어깨 위로 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 드르륵 득득 미싱을 타고, 꿈결 같은 미싱을 타고 두 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시다의 언 손으로 장밋빛 꿈을 잘라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을 싹뚝 잘라 피 흐르는 가죽본을 미싱대에 올린다 끝도 없이 올린다 아직은 시다 미싱대에 오르고 싶다 미싱을 타고 장군처럼 당당한 얼굴로 미싱을 타고 언 몸뚱아리 감싸 줄 따스한 옷을 만들고 싶다 찢거진 살림을 깁고 싶다 떨러 오는 온몸을 소름치며 가위질 망치질로 다짐질하는 아직은 시다, 미싱을 타고 미싱을 타고 갈라진 세상 모오든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싶은 시다의 꿈으로 찬 바람 치는 공단거리를 허청이며 내달리는 왜소한 시다의 몸짓 파리한 이마 위으로 새벽별 빛나다 오랜 지인의 생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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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 최영미삶 2022. 11. 24. 20:25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햇살은 아침이쥬,,,? 사람도 아침이구요 참 특별한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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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고정희삶 2022. 3. 30. 22:12
봄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러보낸 눈물이 하늘에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 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물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 얼싸 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봄비가 내리는 저녁입니다 바쁘기는 하지만, 술 한병 하자는 부탁은 거절하기 어렵고요,,, 승진한 후배들의 쏴맥를 마시고 귀가합니다 나도 승진한 날의 추억을 생각합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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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설(春雪) 정지용삶 2022. 3. 19. 19:49
춘설(春雪) 정지용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雨水節[우수절] 들어 바로 초하로 아츰, 새삼스레 눈이 덮힌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어름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롬 절로 향긔롭어라. 옹승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긔던 고기입이 오믈거리는, 꽃 피기전 철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작년 3월에도,,,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이 있듯이 생활과 만남에서 온기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알것 같은 나이가 되면, 봄에 눈이 내리는 까닭도 추측이 가능하지요? 많은 언어로 의사를 전달한 날, 나의 말들이 의미없이 여름날 쏱아 붓는 빗방물이 아니기를,,,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사람도, 사랑도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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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묻는다 / 천양희산 2022. 2. 21. 21:19
그에게 묻는다 / 천양희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은 늘 같은데 하늘은 볼 때마다 다르다 하겠는지요 서울살이 삽십 년 동안 나는 늘 같은데 서울은 볼 때마다 다르다 하겠는지요 길에는 건널목이 있고 나무에는 마디가 있다지요? 산천어는 산속 맑은 계곡에 살고 눈먼 새는 죽을 때 한번 눈뜨고 죽는다지요?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살고 기린초는 척박한 곳에서만 산다지요? 귀한 진주는 보잘것없는 조개에서 나오고 아름다운 구슬은 거친 옥돌에서 나온다지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고 모든 문제는 답이 있다지요? 사는 것이 왠지 슬픈 생각이 든다고 하겠는지요 슬픔을 가질 수 있어 내가 기쁘다고 하겠는지요 이른 새벽의 대관령,,,, 저는 붉은 빛이 오는 곳으로 바라봅니다 긴 호흡처럼 깊게, 깊게 마시는 공기가 기도를 타고 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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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 중에서삶 2021. 7. 29. 17:09
많이 웃어서 행복한 날 세월 빨리 간다고 불안해 하는 당신에게 .. 앞 날을 걱정하며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당신에게.. 시원한 한마디 해주는 누군가 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 한살 더 먹으면 어때, 마음이 넉넉해져서 좋은 걸 하루쯤 고민하면 어때, 오늘을 열심히 살면 되는 걸 주름살이 늘면 어때 웃음 주름이 예쁘게 생겨 좋은 걸 , 그래! 어때, 까짓 거 , 마음 따라 얼굴도 변하고 얼굴 따라 행동도 바뀌는 걸, 모든 것은 생각의 차이 야 ! 웃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는 말도 있잖아. 많이 웃어서 행복한 날 만들어 가는 거야. - 중 - 대포항 주상절리에서 아침을 맞이했던 추억을 회상합니다 아무것도 아닌것에, 평생 할 일 앞에서 망설이지 말자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