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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만 묻습니다 / 이향아삶 2020. 4. 15. 20:43
안부만 묻습니다 / 이향아
안부만 묻습니다
나는 그냥 그렇습니다
가신 뒤엔 자주자주 안개 밀리고
풀벌레 자욱하게 잠기기도 하면서
귀먹고 눈멀어 여기 잘 있습니다
나는 왜 목울음을 꽈리라도 불어서
풀리든지 맺히든지 말을 못하나
흐르는 것은 그냥 흐르게 두고
나 그냥 여기 있습니다
염치가 없습니다
날짜는 가고 드릴 말씀 재처럼 삭아
모두 없어지기 전에 편지라도 씁니다
날마다 해가 뜨고 날짜는 가고
그날이 언젠지 만나질까요
그때도 여전히
안녕히 계십시오
어머니께 반찬을 드리고 앉았습니다
세상이 변할까요?
우리가 조금씩 변화를 추구하는거 아닐까요?
오늘밤,
뜨겁게, 뜨겁게 사랑하기는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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