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그 화려했던 가을 날!

농돌이 2022. 12. 13. 10:50

송광사의 아침 / 허형만

아침이라고는 하나
산문을 채 빠져나가지 못한 안개가
층층나무 무량층에 걸터앉아
조계산 등성이를 마악 건너온
넋새 한 마리 밤이슬 젖은 머리
쓰다듬어주고 있다 그려 그려
고생했네 고생했네
삭신도 내려놓으면 홀연
이 아침처럼 화엄이 보일 터
노스님 예불 소리에
처머 끝 풍경이 운다, 울어
깨끗해지는 한 생애여
무성한 시간의 수풀 사이로
나도 돌아갈 길이 보이는 듯.

 

일주문, 불일암, 송광사로 한바퀴 걷습니다

암자의 겨울 준비로 곶감 말리기 ㅎ

불일암 가는길, 무소유길 걷습니다

아름다운 대숲길,,,!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가 예술 입니다

불일암이 잘 보이는 곳에서 물 한모금 마시며, 법정 스님의 책 구절을 잠시 떠 올려 봅니다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신비인가.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

- 산방한담 - 

 

빈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 물소리 바람소리 - 

 

 

부도에서 숲길로 송광사로 갑니다

산길을 지나자 탁 트인 조망과 암자, 녹차밭이 나옵니다

송광사로 내려가는 길에도 절정입니다

멋진 만추의 풍경들을 감사하면서 걷습니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 버리고 떠나기 - 

송광사에 도착합니다

사찰 경내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 무소유 - 

마음이 그늘지면
그 사람 자신이 녹슬고 만다.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 것 처럼...

삶에는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
즐거움이 없으면 그 곳에는
삶이 정착되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면 불행해
진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 진다.
억지로 꾸미지 말라
있는 그대로가 좋다.
아름다움이란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다.

본래 모습대로가 그 만이
지닌 특성의 아름다움이다.
즐거움은 밖에서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인생관을 지니고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일상적인 사소한 일을
거치면서 고마움과 기쁨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 법정스님 -

 

골고루 얻어 먹으려면

내가 소유하고 있는 많은 것들을

남에게 나눠주면 되는데,,,,

 

냉장고에서 상해도 못 나눈는 존재 입니다

 

가을 날,

멋진 풍광 속에서, 

뜻깊은 추억을 하나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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