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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는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12월의 첫날 입니다
2022년 마무리와 새로운 2023년의 준비로 바쁜 시간입니다
기쁨과 슬픔, 고통이 함께 머물렀지만,
또 삶에 유익한 약으로 여기며, 깨닫습니다
우리의 삶은 사랑하며 살기에도 너무 짧지만,
증오하기 살기에 너무 길다는 어느 시인의 글이 생각납니다
마음에 모닥불 하나 피워보는 12월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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