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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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 박남준삶 2017. 1. 9. 15:31
유혹 / 박남준 녀에게만은 건너갈 수 없는 빨간불 신호등이 아니라 검거나 하얀 상가의 조등 또는 조화가 아닌 밤새워 불 밝히는 너를 유혹하는 나를 남긴 없이 불태워다오 붉은 꽃등이고 싶다 초롱꽃이 피었다 붉은 초롱꽃이 피었다 오늘 병원을 다녀오면서 아버지 생각을 했습니다 평생 장화와 지게, 쟁기가 전부였던 아버지였습니 딸과 짜장면 먹던 이야기부터 삶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버지가 꿈꾸던 세상은 무엇이었을까? 자식이 배부르고 출세하고,,,, 중년에서 바라보는 아버지는 아닐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꿈 꾸셨지만, 저에게 말하지 못한 세상이 읽혀집니다 무정란은 후라이펜에서 요리되지만 유정란은 소망을 품고,,,, 병아리로 탄생되는거 아닐까 추정합니다 오늘도 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 사랑으로 형평을 이루는 내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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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 / 박남준삶 2017. 1. 3. 23:14
중독자 / 박남준 익어가고 있다 햇빛과 달빛 별들의 반짝이는 노래를 기다렸다 너무 격정적이지 않게 그러나 넉넉한 긴장과 두근거림이 휘감았다 마디마디 관통했다 사랑이었던 슬픔이었던 너를 당신을 나를 은밀의 바닥에 깔아 무참히도 구긴다 비빈다 휘감다 뭉갠다 산다는 것 이렇게 서로의 몸을 통해 흔적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 퍽큐- 나를 더 뜨겁게 짓이겨줘 악을 써봐 제발 비명을 질러봐 어찌하여 상처가 향기로운지 이따금 틈틈이 모던한 멜랑코리와 주렴 너머의 유혹이 슬그머니 뿌려진다 차잎의 그늘이 깊어진다 어쩌면 고통.. 어쩌면 욕망의 가장 먼 길 저 산 넘어 끝자리 한 점 티끌이기도 거대한 중심이기도 지독하다 끔직하다 너에게로 물든 중독 발효차가 익었다 우주의 고요 한 점 아침 찻잔에 띄운다. 꽃이 흐트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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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빗자루 / 박남준산 2016. 12. 13. 19:12
깨끗한 빗자루 / 박남준 세상의 묵은 때를 적시며 벗겨주려고 초롱초롱 환하다 봄비 너 지상의 맑고 깨끗한 빗자루 하나 시인은 어떤 마음일까? 어떤 하루는 심히 어렵다 사람이 살면서 모든 것을 충족하기는 더욱 어렵다 소크라테스도, 아리토스텔레스도, 풀라톤도,,,,,,, 현재도 난 오늘 눈이 내리길 간절히 바랬다 내 키 만큼 눈이 내리길 바랬다 시인의 빗자루는 아니지만 적어도 세상을 덮을 수는 있을거니까? 기다림으로 사는 세상이다 뜨거운 싸우나보다도 참기 힘든 세상이지만 힌 눈이 내리면 좋겠다,,,, 나는 세상을 덮을 수 있는 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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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를 다녀와서산 2016. 9. 17. 11:48
0, 산행 일시 : 2016.09. 14(추석 전날) 0, 동행 : 나홀로 0, 산행 경로 : 주차장 - 덪고개- 장군봉-연실봉-동백골 -불갑사-주차장(원점회귀) 0, 산행 목적 : 상사화 축제 전에 산행 및 구경, 그리고 친구를 만나서 얼굴 보기 ㅋㅋ 전날 아버지 제사를 지내고, 많은 가족들이 집에서 잠을 잤습니다 조요히 씻고, 챙겨 놓은 가방을 메고 아파트를 나섭니다 피곤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새벽입니다 하행길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동군산에서 고창까지 밀려서 고생을 했습니다 아침을 굶고, 주차를 하고 산으로 갑니다 가뭄으로 전년보다 개화가 부진합니다 이제 꽃대가 나오는 중! 산기슭의 개화 상태입니다 예전이면 좌우로 가득했을 상사화가 나오는 중입니다 고개에 올라서 불갑사를 조망합니다 불갑사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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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관계 / 박남준삶 2016. 8. 27. 20:51
아름다운 관계 / 박남준 바위 위에 소나무 저렇게 싱싱하다니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였지 작은 풀씨들도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 버리고 말았어 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흐르고 흘렀던가 바람에 솔씨하나 날아와 안겼지 이끼들과 마른 풀들의 틈으로 그 작은 것이 뿌리를 내리다니 비가 오면 바위는 조금이라도 더 빗물을 받으려 굳은 몸을 안타깝게 이리저리 틀었지 사랑이었지 가득 찬 마음으로 일어나는 사랑 그리하여 소나무는 자라나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을 타고 굽이치는 강물 소리 흐르게 하고 새들을 불러 모아 노랫소리 들려주고 뒤돌아 본다 산다는 것이 그런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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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끝에 닿는 사람/ 박남준삶 2016. 8. 9. 22:13
길 끝에 닿는 사람/ 박남준 다시 나는 먼 길을 떠난다 길은 길로 이어져서 산과 들 강, 저문 날이면 어느 곳엔들 닿지 않으랴, 젊은 꿈과 젊은 밤과 오랜 그리움이 혹여 있을지, 그곳엔들 문을 열면 밤은 더욱 자욱하고 신음소리 쓸쓸하지 않으랴만 더러는 따뜻했어, 눈발이 그치지 않듯이 내가 잊혀졌듯이, 이미 흘러온 사람, 지난 것들은 여기까지 밀려왔는지, 뒤돌아보면 절뚝거리던 발걸음만이 눈 속에 묻혀 흔적없고 문득, 나 어디에 있는가, 어쩌자고, 속절없이 누군들 길 떠나지 않으랴, 먼길을 떠난다 흐르는 것은 흐르는 것으로 이어져서 저 바람의 허공, 갈 곳없이 떠도는 것들도 언제인가, 닿으리라 비로소, 길 끝에 이르러 거친 숨 다하리라, 아득해지리라 어머니는 늘 그랬다 내 집이 최고라고,,, 무너져도 기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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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을 바라보며,,,,삶 2015. 8. 28. 11:00
내 손등에 떨어지는 그대의/박남준 저 함박눈 산 너머로부터 달려온 당신이 띄운 편지라는 걸 안다 맑고 따뜻한 눈물로 쓴 곱은 손가락 호~ 불며 써내려 간 흰 겨울편지 길 / 박남준 길이 빛난다 밤마다 세상의 모든 길들이 불을 끄고 잠들지 않은 것은 길을 따라 떠나간 것들이 그 길을 따라 꼭 한번은 돌아오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먼 강물의 편지 / 박남준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들녘에 눈 내리고 옛날이었는데 저 눈발처럼 늙어가겠다고 그랬었는데 강을 건넜다는 것을 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 길에 눈 내리고 궂은비 뿌리지 않았을까 한해가 저물고 이루는 황혼의 날들 내 사랑도 그렇게 흘러갔다는 것을 안다 안녕 내 사랑, 부디 잘 있어라 기다림이 지는 밤 / 박남준 눈을 감았습니다 당신과의 만남이 첫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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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향해 피는 꽃 / 박남준삶 2015. 7. 8. 18:57
사랑은 조건이 있다 『 무조건 』 당신을 향해 피는 꽃 / 박남준 능소화를 볼 때마다 생각난다 다시 나는 능소화, 하고 불러본다 두 눈에 가물거리며 어떤 여자가 불려나온다 누구였지 누구였더라 한번도 본적 없는 아니 늘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밀던 여자가 나타났다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어 나무에, 돌담에 몸 기대어 등을 내거는 꽃 능소화꽃을 보면 항상 떠올랐다 곱고 화사한 얼굴 어느 깊은 그늘에 처연한 숙명 같은 것이 그녀의 삶을 옥죄고 있을 것이란 생각 마음속에 일고는 했다 어린 날 내 기억 속에 능소화꽃은 언제나 높은 가죽나무에 올라가 있고는 했다 연분처럼 능소화꽃은 가죽나무와 잘 어울렸다 담이라면 그건 목을 빼고 기웃거리던 돌담이었다 내 그리움은 이렇게 외줄기 수직으로 곧게 선 나무여야 한다고 그러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