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여행 45

정신과 육체 / 이향아

정신과 육체 / 이향아 나는 한때 몸뚱이는 정신의 껍데기라는 말을 믿었다, 어리석게도. 죽으면 썩어질 부끄러운 몸, 영혼만 순결하고 영원하리라, 나는 그 말을 바보처럼 우러렀다. 백 사람한테 백 번 물어봐도 좋아 그건 말도 안 돼, 뜨거운 콧김 헐떡거리면서 중병도 아닌 겨우 독감으로 한 사흘 오슬오슬 시달리는 지금 내가 깨닫는 진리, 무거운 것 하나 육체처럼 절박하고 거룩한 것 있으랴. 육체는 정신의 아름다운 궁전 아니, 육체가 없으면 내가 없는 것. 말도 못하고 쭈빗거리던 삶, 주전자 물 끓듯이 지나갑니다 가슴 뛰게 살아온 시간들,,, 지금은 별나라에 갔지만, 저 바다를 걷고, 빛이 내리던 밤 조개구이로 쓴 소주도 하고,,, 그대가 그립습니다 밤 하늘에 별이 있고, 내 추억에는 그대가 있음이여 사랑도 ..

2020.05.06

안면도 가을꽃 축제,,,!

안면도 꽃지해변에서 가을꽃 축제가 열립니다 2019.9.27 -- 10.27까지 한달입니다 제가 다녀올 때는 핑크뮬리가 덜 피었는데요, 핑크뮬리, 팜파스, 국화, 사르비아,,,, 동물원 등 다양합니다 특히, 꽃지에서 노을 보시고, 좀 늦게 입장해서 빛축제를 감상하고 나오시면 좋을 듯 합니다 가을바다가에 내리는 빛이 아름답습니다 커피 한잔 물고 멍 때리기 좋은 곳입니다 조형물도 거대합니다 저녁에는 빛축제의 도구로,,, 안에는 간단한 음료와 물품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덜 피었었는데,,,, 지금은 개화 했답니다 바닷바람이 좋았습니다 평화롭고, 아늑한 느낌,,,! 바다가 보이는 우체국에 가고 싶다 / 한휘준 파아란 바다가 보이는 우체국에 가고 싶다. 쪽빛 여울진 그리움이 사무치다 못해 소리치며..

2019.10.09

체온의 시 / 문정희

체온의 시 / 문정희 빛은 해에게서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그대 손을 잡으면 거기 따스한 체온이 있듯 우리들 마음 속에 살아 있는 사랑의 빛을 나는 안다 마음 속에 하늘이 있고 마음 속에 해보다 더 눈부시고 따스한 사랑이 있어 어둡고 추운 골목에는 밤마다 어김없이 등불이 피어난다 누군가는 세상은 추운 곳이라고 말하지만 또 누군가는 세상은 사막처럼 끝이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무거운 바위 틈에서도 풀꽃이 피고 얼음장을 뚫고도 맑은 물이 흐르듯 그늘진 거리에 피어나는 사랑의 빛을 보라 산등성이를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을 보라 우리 마음 속에 들어 있는 하늘 해보다 더 눈부시고 따스한 빛이 아니면 어두운 밤에 누가 저 등불을 켜는 것이며 세상에 봄을 가져다 주리 입춘이 이제 2일 남았습니다 살아 있다..

2019.02.02

여행 / 정호승

여행 / 정호승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설산뿐이다 나는 오늘 하루가 너무 길었다 혼자 울던 그림자가 밟힌다 내일은, 너의 천국이 되고 싶단다

2019.01.28

아름다운 관계 / 박남준

아름다운 관계 / 박남준 바위 위에 소나무 저렇게 싱싱하다니 ​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였지 작은 풀씨들도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버리고 말았어 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흐르고 흘렀던가 바람에 솔씨 하나 날아와 안겼지 이끼들과 마른 풀들의 틈으로 그 작은 것이 뿌리를 내리다니 비가 오면 바위는 조금이라도 더 빗물을 받으려 굳은 몸을 안타깝게 이리저리 틀었지 사랑이었지 가득찬 마음으로 일어나는 사랑 그리하여 소나무는 자라나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을 타고 굽이치는 강물소리 흐르게 하고 새들을 불러모아 노랫소리 들려주고 뒤돌아본다 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

2019.01.21

고백 / 박성철

고백 / 박성철 1 그대를 알고부터 사랑하는 일만이 사랑의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넘쳐나게 담아도 또 빈자리가 남을 수밖에 없는 큰 그릇이었습니다. 사랑은....... 눈물이 마를 그날까지 내 전부를 내주고도 허물어지지 않을거라 믿었던 그대에게 이제야 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사랑하는 일만이 내 사랑의 전부가 아니었음을 사랑 받고픈 욕망 또한 내 사랑의 절반이었음을..... 2 그대를 좋아합니다. 그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토록 그대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 그대가 알고 계신 수많은 사람중에 내가 이 땅에 발딛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숨결중에 하나의 호흡으로 내가 숨쉬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대를 바라..

2019.01.08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 밖의 겨울 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달력을 바라보는 제 마음엔 초조하고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뿌리를 내렸나요? 감사를 잊고 살진 않았나요?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저녁놀을 바라보는 겸허함으로 오늘을 더 깊이 눈감게 해주십시오 더 밝게 눈 뜨기 위해 지난 일요일 찿았던 꽃지의 일몰입니다 『 머무는 자는 집을 만들고, 떠나는 자는 길을 만든다 』 는 말을 되뇌어 봅니다

2018.12.13

2017년 해넘이 어디로 떠날까?

송년 기도시 - 평화로 가는길 / 이해인 이 둥근 세계에 평화를 주십사고 기도하지만 가시에 찔려 피나는 아픔은 날로 더해갑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먼가요 얼마나 더 어둡게 부서져야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멀고도 가까운 나의 이웃에게 가깝고도 먼 내 안의 나에게 맑고 깊고 넓은 평화가 흘러 마침내 하나로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울겠습니다 얼마나 더 낮아지고 선해져야 평화의 열매 하나 얻을지 오늘은 꼭 일러주시면 합니다 송년 기도시 - 용서하기 / 이해인 용서해야만 평화를 얻고 행복이 오는 걸 알고 있지만 이 일이 어려워 헤매는 날들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한 시간들 무감동으로 대했던 만남들 무자비했던 언어들 무절제했던 욕심들 하나하나 돌아보며 용서를 청합니다 진정 용서받고 용..

2017.12.22

겨울바다

뜨거운 가슴은 습하다 그리곤 슬픔을 가끔 잉태한다 마음에 낀 슬픔이란 물방울을 바라본다 이 슬픔이 어디로,,, 지난 아픔으로 패인 골짜기로 흐를까? 아니면, 비슷한 부스러기가 있는 곳으로 갈까? 스스로도 궁금했다 나의 심장의 벽면을 타고흐르던 슬픔은,,, 지난 골짜기가 아니고 자신의 공통분모가 있는 곳으로 흘렀다 슬픔도 외로웠나보다 난 그 순간을 바라다 봤다 슬픔은 흘러 가는 거니까?

2017.11.24

9월이 오면/ 안도현

9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

2017.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