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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의 봄 - 김용택 시인의 시와 함께,,,,
    농부이야기 2014. 2. 22. 23:09

    섬진강 3

     

                              - 김용택 -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큼 와서 해는 지고

    물 앞에 목말라 물 그리며

    서러웠고 기뻤고 행복했고

    사랑에 두 어깨 깊이 울먹였으니

    그대 이제 물 깊이 그리움 심었으리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멩이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었으니

    이 땅에 정들었으리.

    더 키워나가야 할

    사랑 그리며

    하나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그 江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이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이 아니다

    강가에서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을 볼 일이다

    무엇이 바쁜가
    이만큼 살아서 마주할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 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도 저 혼자 돌아간다

    江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山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山에 그 江
    그 江에 가고 싶다

     

     

    아름다운 시절이란 영화를 촬영한 섬진강 줄기의 구담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김용택 시인이 사시는 섬진강,

    6.25 동란 중에 많은 아품이 있는 곳,

    2014년, 섬진강에는 다시 봄이 왔습니다

     

    해가 지는 강가에서 봄을 느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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