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이야기

그래요 - 김용택 시인 -

농돌이 2014. 2. 24. 21:09

 

그래요 / 김용택


꽃이 피면 뭐 한답뎌
꽃이 지면 또 어쩐답뎌
꽃이 지 혼자 폈다가
진 사이
나는 그 사이를 오가며 살았다오

 

꽃 피고 지는 일 다 다지금 일이지요
겁나게 질고 진
봄날이었구만요

산이 무너지고
디딘 땅이 캄캄하게 푹 꺼지는 줄만 알았지요
그래요
봄에만, 죄가 꽃이 되지요
누구든 다 그렇게
버릴 수 없는
빈 꽃가지 하나씩
마음에 꽂아두고

그래도 이렇게 또 오는 봄
가는 봄을 살지요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마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중 삶의 기술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