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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두고 싶은 순간 / 박성우삶 2021. 2. 25. 21:05
남겨두고 싶은 순간 / 박성우
시외버스 시간표가 붙어있는
낡은 슈퍼마켓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오래된 살구나무를 두고 있는
작고 예쁜 우체국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유난 떨며 내세울 만한 게 아니어서
유별나게 더 좋은 소소한 풍경,
슈퍼마켓과 우체국을 끼고 있는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아 저기 초승달 옆에 개밥바라기!
집에 거의 다 닿았을 때쯤에야
초저녁 버스정류장에
쇼핑백을 두고 왔다는 걸 알았다
돌아가 볼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으나, 나는 곧 체념했다
우연히 통화가 된 형에게
혹시 모르니, 그 정류장에 좀
들러 달라 부탁한 건, 다음날 오후였다
놀랍게도 형은 쇼핑백을 들고 왔다
버스정류장 의자에 있었다는 쇼핑백,
쇼핑백에 들어있던 물건도 그대로였다
오래 남겨두고 싶은 순간이었다봄은 어김없이 옵니다
잊었던 나쁜 기억도 ,,,,
어느말 살아서 아지랭이처럼 기어서 다가옵니다
그대 가는 봄 길에
작은 마음 가득 실어
봄과 함께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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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감고 덜말린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버들강아지네요.
따스한 봄기운과 봄바람이 살짝만 불어도훌훌 털어내고 뽀송뽀송하겠죠 ? ㅎㅎ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오늘은 완전한 봄입니다 집앞에 산수유가 만개했어요 마늘밭 정리도 끝냈습니다 ㅎㅎ
밤새 주인을 기다리던
봉투 안에
따뜻함 한 스푼 추가되었네요
글에서 풍경까지 보여요~^^
소박한 버스 정류장
밤새 주인 기다리던 물건
추위를 이긴 따뜻함에
감사한 생각이에요~
저도 군에 있는 동안 어머니가 아랫목에 제 밥그릇 묻어두시고, 대문 열고 3년 기다리셨답니다 ㅠㅠ 제 아들이 군에 있는 동안 저는 또 앓이를 했지요
평범함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합니다
새 봄, 많이 웃으시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