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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 김완하
너는 항시 뒤에 남아
길 위에서 생을 마친다
네 온기를 남김없이 길 위에 비운다
마을 하나에 닿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너의 목숨을
길 위에 묻어야 하는가
어두워 집에 돌아온 밤
부르튼 발 씻으며
이제야 나는 바닥에 가닿는다
돌아보면 내 몸 구석구석
네 그리움으로 커온 길이 있다
발자국이여,
네가 먼저 마을에 가닿았구나너를 기다리는 동안 / 감완하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쾅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가을이 문지방을 넘어옵니다
어제 저녁에는 여치 한마리가 저희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세상살이는 복잡하고 험하지만,
가을에는 가슴 꽁당거리고 뛰는 감성이 넘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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