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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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 김현승삶 2014. 10. 26. 06:46
내일 / 김현승 나는 이렇게 내일을 맞으련다. 모든 것을 실패에게 주고, 비방은 원수에게, 사랑은 돌아오지 못하는 날들에게...... 나의 잔에는 천년의 어제보다 명일(明日)의 하루를 넘치게 하라. 내일은 언제나 내게는 축제의 날, 꽃이 없으면 웃음을 들고 가더래도....... 내일, 오랜 역사보다도 내일만이 진정 우리가 피고 가는 풍성한 흙이 아니냐? 새벽 안개가 자욱이 낀 날, 일출이 그 속에서 있었습니다 가을 아침, 보이지 않는 시야는 새로운 것을 또한 보여 줍니다 〔선천이란 샘에서 흘러 나오는 무염한 소리가 더 없이 맑다 작은 조롱박에 물을 받고 있으려니 말랐던 목이 마시기도 전에 가라앉는다 ---목이 말랐던 것은 마음이었다 이종성님의 글에서〕 저는 지금 지리산으로 떠나려 준비합니다 지칠 때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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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말/ 김경선삶 2014. 10. 22. 07:14
꽃의 말/ 김경선 해마다 같은 이름으로 태어났다 행여 그 얼굴 잊을까봐 햇살이 조근조근 내려앉은 날 아련한 향기로 너를 불러본다. 가슴에 차오르는 그리움의 힘으로 달빛에도 시들고 붉은 입술 바람에 스러져도 다시 뿌리를 묻고 남겨둔 미련으로 일어설 꽃씨들 삶의 한 편에 무겁게 내려앉은 어둠을 글로 표현함으로 스스로 위안을 받으며 안개 속에 갇힌 듯한 날들에서 햇빛 간절함을 소원했습니다. 지치고 힘들어 때론 쓰러질듯 휘청거리며 한 떨기 들꽃처럼 살아온 나의 인생, 나의 삶! 문인의 초입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어깨가 무거워지고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 문인으로써 겨우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여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열심히 공부해가며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글을 써서 사랑받는 문인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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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 이정하삶 2014. 10. 21. 21:26
길을 가다가 / 이정하 때론 삶이 힘겹고 지칠 때 잠시 멈춰 서서 내가 서 있는 자리. 내가 걸어온 길을 한번 둘러보라. 편히 쉬고만 있었다면 과연 이만큼 올 수 있었겠는지. 힘겹고 지친 삶은 그 힘겹고 지친 것 때문에 더 풍요로울 수 있다. 가파른 길에서 한 숨 쉬는 사람들이여. 눈앞의 언덕만 보지 말고 그 뒤에 펼쳐질 평원을 생각해보라 외려 기뻐하고 감사일 일이 아닌지 (2013년 겨울) 비가 여름 장맛비처럼 내립니다 추수할 벼가 논에는 가득한데 걱정입니다 전라도에서 홍어가 왔습니다 지인들과 한 잔 하러 갑니다 지치고 힘이 들 때는 술도 약이 됩니다 모두 편안한 휴식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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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이 타는 강 / 박재삼삶 2014. 10. 13. 13:17
울음이 타는 강 / 박재삼 마음도 한 자리에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려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재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을 보겄네. 저것봐, 저것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지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江)을 처음 보겄네. 어제 저녁 때, 시골 집에 갔다가 저녁놀이 아름다웠습니다 겔3로 한번 담아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