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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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더듬이의 기도/ 류시화산 2022. 8. 23. 20:58
말더듬이의 기도/ 류시화 너는 왜 절실히 기도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무릎 꿇는 일에 서툴렀으나 내 귀에만 들리는 희망과 절망의 혼잣말이 나의 기도라고 세상의 어휘가 내겐 조금 부족할 뿐이라고 너는 왜 참회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고행승처럼은 아니지만 박하풀 돌에 찧으면 향이 나듯이 후회와 반성의 돌쩌귀에 찧인 손등이 나의 참회라고 너는 왜 아픈 곳 제때 치료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마음 데인 자리 아물기 기다리느라 남보다 조금 오래 걸렸을 뿐이라고 너는 언제 피어날 것이냐고 물으면 어떻게든 살아 있음이 나의 꽃이라고 내 어둡고 환한 이마 보라고 걸음이 더뎌 가끔 봄을 놓칠 뿐이라고 너는 벽에 부딪쳐 어떤 문 내었느냐고 물으면 더듬어 간 방향이 나의 문이었다고 나를 길 잃게 한 것은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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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서 눈물이 배어나와 /김윤진산 2022. 3. 4. 21:22
가슴에서 눈물이 배어나와 /김윤진 온 몸 곳곳의 예민한 신경은 곧 터질 것 같은 눈물구덩이라네 신열 앓는 가마솥이라네 그리움이 새어나와 말을 한다 느끼는 만큼 표현하라고 애써 품은 자리는 소중한 터임에도 섧기 만한 어이없음은 왜일까 그랬었지, 항상 마주하면서도 찻잔으로 뚝뚝 떨어지는 그리움의 잘디잔 허물 벗는 알갱이 가슴에 손을 얹으면 흐느끼는 눈물 낭자하게 배어나와 삭히려, 그만 삭혀버리려 폭우 속을 달려가는 와이퍼의 부지런한 움직임처럼 사는 것이 늘 부산했음을 그대는 아실까나 「행복을 아껴두지 마라」 는 격언이 있다 어차피 내 인생이다 누워있지 말고,,,, 걷는거다 시간이 지나도 지울 수 없는 것이 있다 추억도 그중에 하나 이다 지난 시간에 걸었던 산길을 즐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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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가슴에 저장된 파일입니다 / 김윤진산 2020. 5. 28. 06:19
그대는 가슴에 저장된 파일입니다 / 김윤진 눈의 거리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질 줄 알았습니다 일상 속에서 잊혀지면 영영 잊혀질 줄 알았습니다 가슴에 저장된 파일처럼 더는 담을 수 없이 가득 찬 커다란 파일이 그대인 것을 펄펄뛰는 조바심은 없지만 그대에게 중독 되어 가슴으로 머무른 영원한 초대 잊혀지면 잊혀지는 대로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적당히 희석된 열정은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라 살아온 만큼의 넉넉함입니다 사랑이란 폴더 안에서 그대의 흔적을 회상해 보노라면 아직도 기억의 문고리는 지난날을 붙들고 있었기에 파일은 손상되지 않았음을 애써 잊으려 안한 까닭일까요 서둘러 보내지 않으렵니다 아아, 그대는 고스란히 가슴에 저장된 파일이었습니다 밤에도 기차는 종착역을 향해서 달립니다 삶도 시간을 겹겹히 접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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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의 노래 / 이해인산 2020. 5. 22. 19:49
풀꽃의 노래 / 이해인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을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 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아갈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앞만 보고 걸었습니다 잃어 버리고, 잊어 버리고, 지나치고,,, 지금은, 그대를 위한 것에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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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얼굴 / 김현승산 2020. 5. 9. 18:42
행복의 얼굴 / 김현승 내게 행복이 온다면 나는 그에게 감사하고, 내게 불행이 와도 나는 또 그에게 감사한다. 한 번은 밖에서 오고 한 번은 안에서 오는 행복이다. 우리의 행복의 문은 밖에서도 열리지만 안에서도 열리게 되어 있다. 내가 행복할 때 나는 오늘의 햇빛을 따스히 사랑하고 내가 불행할 때 나는 내일의 별들을 사랑한다. 이와 같이 내 생명의 숨결은 밖에서도 들이쉬고 안에서도 내어쉬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내 생명의 바다는 밀물이 되기도 하고 썰물이 되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끊임없이 출렁거린다 . 봄이 떠날 즈음에 피는 노고단털진달래, 포근함으로 안아주는 지리산이 주는 선물이다 뜨겁고 폭풍치는 여름, 찬서리 가을, 삭풍의 겨울 지나 다시 만나게 하는 원동력, 희노애락,,,, 털진달래 ! 우리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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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나를 위한 산행, 지리산,,,!산 2018. 8. 23. 22:20
엄청남 폭염의 여름이 지나는가 보다 말복이 지나니 찬바람 분다 문득 지리산 가자는 아내의 말을 듣고 떠난다 0, 집에서 03시에 출발, 중산리에 도착하여 산행 시작 07:40 0, 아직은 덥고 습한데 산객들이 좀 있다,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산행하기로,,, 중산리 - 칼바위 -장터복 - 제석봉-천왕봉-로타리대피소 - 순두류 - 중산리 0, 산행시간 : 7시간30분(점심과 휴식 충분히) 칼바위에는 아직 햇볕이 안들었습니다 장터목으로 갑니다 오랜 가뭄으로 폭포가 수량이 적습니다 시원함은 어디 가겠습니까,,,,? 노랑 물봉선이도 만개하였습니다 장터목대피소 마당 식탁에 앉아 점심을 하고 쉽니다 함께 종주하고, 밥을 먹던 추억도 이야기 합니다 행복은 무지 무지하게 크지만 사소한 거랍니다,,,! 제석봉으로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