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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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 조지훈삶 2018. 3. 21. 18:38
사모 /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춘설이 내리는 날, 기다림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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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새해 일출산 2018. 1. 1. 23:04
새해 마음 / 이해인 늘 나에게 있는 새로운 마음 이지만 오늘은 이 마음에 색동옷 입혀 새해 마음이라 이름 붙여줍니다 일년내내 이웃에게 복을 빌어주며 행복을 손짓하는 따뜻한 마음 작은 일에도 고마워 하며 감동의 웃음을 꽃으로 피워내는 밝은 마음 내가 바라는 것은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할줄 아는 넓은마음 다시 오는 시간들을 잘 관리하고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마음 실수하고 넘어져도 언제나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는 겸손한 마음 곱게 설빔 차려입은 나의 마음과 어깨동무 하고 새롭게 길을가니 새롭게 행복합니다. 이른 새벽 05: 30분에 용봉초교를 들머리로 출발하여, 놀멍쉬멍 오릅니다 목표 지점에 오르니 산님들이 하나 둘 보이기도 하지만 세상은 고요합니다 붉게 타오르는 여명을 좋아합니다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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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힘 / 류근삶 2017. 12. 22. 21:56
가족의 힘 / 류근 애인에게 버림받고 돌아온 밤에 아내를 부등켜 안고 엉엉 운다 아내는 속 깊은 보호자답게 모든 걸 안다는 듯 등 두들기며 내 울음을 다 들어주고 세상에 좋은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세월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따뜻한 위로를 잊지 않는다 나는 더 용기를 내서 울고 아내는 술상을 봐 주며 내게 응원의 술잔을 건넨다 이 모처럼 화목한 풍경에 잔뜩 고무된 어린 것들조차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노래와 율동을 아끼지 않고 나는 애인에게 버림 받은 것이 다시 서러워 밤 늦도록 울음에 겨워 술잔을 높이 드는 것이다 다시 새로운 연애에 대한 희망을 갖자고 술병을 세우며 굳게 다짐해보는 것이다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 류근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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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산 2017. 12. 15. 22:34
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려는 저물 무렵 단애 위에 서서 이제 우리는 연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꿈꾸어서는 안된다고 서로에게 깊이 말하고 있었네 하나의 손과 손이 어둠 속을 헤매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스치기만 할 때 그 외로운 손목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무엇인지 알아? 하나의 밀알 비로소 썩을 때 별들의 씨앗이 우주의 맥박 가득히 새처럼 깃을 쳐오르는 것을 그대는 알아? 하늘과 강물은 말없이 수 천 년을 두고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네 쳐다보는 마음이 나무를 만들고 쳐다보는 마음이 별빛을 만들었네 우리는 몹시 빨리 더욱 빨리 재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어디에선가,분명 멈추지 않으면 안 되었네 수갑을 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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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삶 2017. 12. 5. 21:05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어느날은 고통처럼,,, 어느날은 행복의 빛으로,,, 오늘은, 무거운 짐을 버리고 싶다 기다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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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삶 2017. 12. 3. 23:09
어느 가을날 찬바람 불어오니 마음의 호수에 물안개 핀다 지난 봄날, 화려한 꽃들의 반영 덩달아 화려했지 천둥치고, 큰비 내리고,,, 흔들리던 날, 내 의식의 허공 너머로 새 한 마리 그렸었네 쓰고 싶던 편지가 왔다 나에겐 있었지만, 새 한 마리 같은 존재 바람도 아닌, 어느 먼 하늘 끝 언저리 치렁치렁 엮인 어제의 이야기들 시간은 넓고, 깊은 하늘로 간다 무겁던 낙옆은 썩고, 존재의 방을 떠나 바람과 손을 잡을 것이다 가을은 무겁지 않다 가을 하늘은 마음의 호수 가을날 기도는 간절함을 더한다 대답하지 않는다, 적막 살다보면 봄이 오겠지 사랑, 호숫가 여백에 쓴다 눈 뜨면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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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최영장군 활터의 추억산 2017. 12. 2. 15:15
너에게 / 최승자 네가 왔으면 좋겠다. 나는 치명적이다. 내게 더 이상 팔 게 없다. 내 목숨밖에는. 목숨밖에 팔 게 없는 세상, 황량한 쇼윈도 같은 창 너머로 비 오고, 바람 불고, 눈 내리고, 나는 치명적이다. 내게, 또 세상에게, 더 이상 팔 게 없다. 내 영혼의 집 쇼윈도는 텅텅 비어 있다. 텅텅 비어, 박제된 내 모가지 하나만 죽은 왕의 초상처럼 걸려 있다. 네가 왔으면 좋겠다. 나는 치명적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 최승자 말하지 않아도 없는 것이 아니다 나무들 사이에 풀이 있듯 숲 사이에 오솔길이 있듯 중요한 것은 삶이었다 죽음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 거꾸로도 참이었다는 것이다 원론과 원론 사이에서 야구방망이질 핑퐁질을 해대면서 중요한 것은 죽음도 삶도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삶 뒤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