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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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생각하며 / 김현승삶 2018. 1. 19. 15:34
꿈을 생각하며 / 김현승 목적은 한꺼번에 오려면 오지만 꿈은 조금씩 오기도 하고 안 오기도 한다. 목적은 산마루 위 바위와 같지만 꿈은 산마루 위의 구름과 같아 어디론가 날아가 빈 하늘이 되기도 한다. 목적이 연을 날리면 가지에도 걸리기 쉽지만 꿈은 가지에 앉았다가도 더 높은 하늘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그러기에 목적엔 아름다운 담장을 두르지만 꿈의 세계엔 감옥이 없다. 이것은 뚜렷하고 저것은 아득하지만 목적의 산마루 어디엔가 다 오르면 이것은 가로막고 저것은 너를 부른다. 우리의 가는 길은 아 ㅡ 끝없어 둥글고 둥글기만 하다. 상상을 현실로,,,! 잠 못자고 기다린 오늘, 내일도, 내가 나그네 삶을 마무리 하는 시간까지 소망이란 촛불을 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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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김현승삶 2016. 7. 26. 22:05
어머니를 뵈러 다녀오는 길에 눈길이 멈춥니다 벌써 벼가 이삭을 내밀고 익어 갑니다 사람은 모르지만, 자연은 벌써 가을을 준비합니다 내일이 중복이니,,, 곧 가을이 오겠지요 이번 가을에는 무엇을 주제로 맞이할까나? 가을을 그대를 안아 보듯이 안아볼까? 아니면, 길가의 코스모스를 바라보듯이 지나갈까? 그래도 주변에 누군가는 나에게 물을 것이다 나를 적시며 흘러간 시간처럼 가을은 강물처럼 흐를것이고 무엇인지를 물을 것이다 내 안에 오는 가을이 희망이고 사랑이기를 그렇게 찿아 오기를 기도한다 우리 모두를 안아줄 수 있는 가을이기를,,,,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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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백년송 일몰 동영상!산 2015. 9. 6. 17:14
용봉산 노적봉 옆으로 사는 백년송의 일몰입니다 바위틈에서 100년을 버텨낸 위용입니다 늘 지나면서 이 소나무를 보면서, 배움을 청합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무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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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고독 / 김현승삶 2015. 1. 11. 06:07
절대고독 / 김현승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했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영원의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뜻한 체온을 느낀다 이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 나의 시는. 덕유산에서 찬바람 맞고 왔습니다 가슴에 부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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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 김현승삶 2014. 10. 26. 06:46
내일 / 김현승 나는 이렇게 내일을 맞으련다. 모든 것을 실패에게 주고, 비방은 원수에게, 사랑은 돌아오지 못하는 날들에게...... 나의 잔에는 천년의 어제보다 명일(明日)의 하루를 넘치게 하라. 내일은 언제나 내게는 축제의 날, 꽃이 없으면 웃음을 들고 가더래도....... 내일, 오랜 역사보다도 내일만이 진정 우리가 피고 가는 풍성한 흙이 아니냐? 새벽 안개가 자욱이 낀 날, 일출이 그 속에서 있었습니다 가을 아침, 보이지 않는 시야는 새로운 것을 또한 보여 줍니다 〔선천이란 샘에서 흘러 나오는 무염한 소리가 더 없이 맑다 작은 조롱박에 물을 받고 있으려니 말랐던 목이 마시기도 전에 가라앉는다 ---목이 말랐던 것은 마음이었다 이종성님의 글에서〕 저는 지금 지리산으로 떠나려 준비합니다 지칠 때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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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미학 / 김현승농부이야기 2014. 10. 19. 07:43
일요일의 미학 / 김현승 노동은 휴식을 위하여 싸움은 자유를 위하여 있었듯이, 그렇게 일요일은 우리에게 온다. 아침빵은 따뜻한 국을 위하여 구워졌듯이. 어머니는 아들을 위하여 남편은 아내를 위하여 즐겁듯이, 일요일은 그렇게 우리들의 집에 온다. 오월은 푸른 수풀 속에 빨간 들장미를 떨어뜨리고 갔듯이. 나는 넥타이를 조금 왼쪽으로 비스듬히 매면서, 나는 음부(音符)에다 불협화음을 간혹 섞으면서, 나는 오늘 아침 상사(上司)에게도 미안치 않은 늦잠을 조을면서, 나는 사는 것에 조금씩 너그러워진다. 나는 바쁜 일손을 멈추고 이레만에 편히 쉬던 신의 뜻을 이제야 알 것 같다. 나의 남이던 내가, 채찍을 들고 명령하고 날카로운 호루라기를 불고 까다로운 일직선을 긋는 남이던 내가, 오늘은 아침부터 내가 되어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