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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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 : 한 송이 수련으로/이해인 수녀님삶 2017. 8. 2. 07:03
8월의 시 : 한 송이 수련으로/이해인 수녀님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큰 연못에 떠다니는 수련처럼 우리들도 우주의 큰 연못에 떠다니는 수련 같은 존재가 아닐는지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느끼는 마음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합장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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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황매산 철쭉 산행,,,!산 2017. 5. 13. 22:04
철쭉 / 오세영 소리 없는 함성은 죽어서 꽃이 되나 보다. 파아랗게 강그라지면서 외치는 입과 입, 꽃은 시각(視覺)으로 말하지만 그의 언어는 미각(味覺)이다. 발포! 시위를 진압하고 돌아와 술잔에 꽃잎을 띄우는 독재자여, 너에겐 광기(狂氣)를 달래는 술조차 폭력이구나, 그러나 너는 모른다. 확고한 신념은 항상 대지에 박고 있는 뿌리인 것을, 꺾어도 꺾어도 피어나는 빛 고운 우리 나라 4월 철쭉꽃 봄이 가려나 봅니다 높은 산의 철쭉꽃도 하나 둘 지나갑니다 황매산에 들른 날은, 작년에도 비가 내리더니,,, 올해도 비바람이 불었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날의 날궂이가 행복해집니다 내게 주어진 인생길에서 자유를 누리는 방법? 즐기는 일 입니다. 먼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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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시삶 2017. 2. 1. 06:17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 인간은 누구나 소유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대상을 완전무결한 자기 소유로 삼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요 아예 그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내 꺼는 없어, 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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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오서산 억세풀 등산대회,,, !산 2016. 10. 20. 12:15
가을엔 가을 분위기로 사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죠? 산들바람과 바람 소리, 보여지는 풍경에 취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윽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렁임을 즐기시러 오서산으로 오세요! 가을시(詩) 겨울사랑/전재승 가을엔 시를 쓰고 싶다 낡은 만년필에서 흘러 나오는 잉크빛보다 진하게 사랑의 오색 밀어(蜜語)들을 수 놓으며 밤마다 너를 위하여 한 잔의 따뜻한 커피같은 시를 밤새돌고 쓰고 싶다 겨울에는 사랑을 하고 싶다 네프류도프 백작을 사랑한 죄로 시베리아 유형(流刑)을 떠나는 캬츄사처럼 간절한 그리움이 되어 눈이 내리는 겨울에는 벽난로의 불꽃같은 슬픈 사랑 하나 목숨 다할 때까지 지니고 싶어진다. 발 아래 펼쳐진 황금들녁의 조망도 좋습니다 사이를 흐르는 바람은 비움을 혼자 있음을 깨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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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단풍 산행 1산 2016. 10. 18. 05:36
0 산행 일시 : 2016,10,150 동행 : 1명0 산행 경로 : 장수대-대승령-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0 산행 시간 : 오전 06:30 시작 - 13:30 종료(식사와 간식, 사진 등 널널하게 7시간)0 홍성에서 02시 출발, 휴게소에서 아침 05:30 장수대 도착(주차장이 만차였으니 참고하세요) 인제고성 간 46번 국도 12㎞ 지점인 북면 용대 1리에 위치하고 있는 계곡이다. 폭포와 탕의 연속으로 구슬같은 푸른 물이 우뢰와 같은 괴성으로 갖은 변화와 기교를 부리면서 흐르고 있다. 옛말에 12탕 12폭을 흔히 십이선녀탕이라고 불러왔으며, 탕의 모양이 장구한 세월에 거친 하상작용에 의해 오목하거나 반석이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 등 신기하고 기막힌 형상을 이룬다. 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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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 최영미삶 2016. 9. 11. 11:58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처럼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사랑이 아니더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