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지 19

서산 개심사의 만추

내 가슴의 고요 / 이향아너를 바라보는내 가슴의 고요에서는낮은 풍금소리가 난다낙엽은 사철아름다운 사연의엽서처럼 지고그 발자욱마다 기도로 스미리풍화하는 노래로 잠기리함께 가는 강물의 유유함이여함께 가는 햇살의 눈부심이여너를 생각하는내 가슴의 고요는살구꽃잎 흩날리는4월 훈풍 같다땅 위에 이런 은혜다시 없으리눈물 가득 너를 보는내 가슴의 고요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과 곤충은 살아남지 못합니다가을은 새로움을 위한 시간일듯 합니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면,,,,새로워져야 하는 삶,변화를 추구하고, 노력하는 가을을 개심사의 고요함 속에서 배웁니다

2024.11.24

가을날, 선운사에 가본 적이 있나요?

선운사 / 송창식(시,노래)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0, 방문일시: 11월 5일 오후 늦어서,,,, 0, 단풍 : 금주까지는 즐길듯 합니다, 바람이 문제지만요 도솔천을 따라서 올라갔다가 원점 회귀합니다 상사화가 진 자리에 무성한 잎이 가득합니다 의자에 안자아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고푼 곳! 때로는 모든 것이 상대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인생도,,, 가을도 그렇다 코로나 이후 자유롭게 마나는 단풍들,,, 사람마다 특별한 가..

2021.11.08

숲을 지나오다 / 김수영

숲을 지나오다 / 김수영 참나무와 졸참나무의 숲입니다 나뭇진이 흐르던 자리 (상처 없는 영혼도 있을까요) 가을이 오면 그 나무의 단풍이 많겠지요 오솔진 숲으로 흐르는 여름 해의 눈부신 역광 발효한 빛의 향기가 헤매이게 합니다 보이지 않는 꿀에 취해 더러운 흙에서 나서 죽을 때까지 쓸쓸하여 허기지는 것들 가을까지라면 더욱 무겁겠지요 푸른 채 떨어진 나뭇잎과 굳어가는 나무 줄기 잘 구워진 깊은 우물 같은 마음의 맨 밑바닥에서 벗겨낸 한 두름의 그늘은 그 그늘이 된 자리에서 더 낮은 곳으로 쟁쟁히 울립니다 상처 없는 영혼이 있을까요 살면서 오래 아파함도 기쁨이겠지요 가을이 진정 아름다은 건 눈물 가득 고여오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리 (이해인, 가을이 아름다운 건 중에서)

2021.11.04

사랑은 발바닥이다 / 박노해

사랑은 발바닥이다 / 박노해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 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 내 두 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 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 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 하늘은 단 한 가지만을 요구하리니 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좀 보자꾸나 못쓸 것이 되어가는 삶에서 가을은 특별합니다 당장 의미가 있건 없건 멈추지도 못합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삶에서 더욱 멈출 수 없습니다 이런 날 말해준다면 두고두고 값을 겁니다

2021.10.25

가을이 가기전에 다시 찿은 무량사,,,!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 김영주 불현 듯 잊었던 기억들이 마음 한구석 싹이 트고 어쩌지 못하는 아픈 눈물이 흐르는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기억 해내며 간절한 마음들을 꺼내고 싶은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그대 만남들이 추억이라는 기억으로 남아 들추어 낼 수 없어 아픈 눈물 떨어 버리고 마는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보고 싶지만 가슴 저리도록 왠, 종일 생각나지만 그럴 수 없어 참아야 하는 안타까운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올갱이 해장국으로 점심, 벌써 지난주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가을여행은 내가 멈추고 싶으면 멈추고, 바라보며, 멍 때리고 싶은면 할 수 있어야지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시간을 그리하지 못했고 우리의 삶도 내 맘대로 멈춰보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

2020.11.14

가을이 참 좋다 / 김재덕

가을이 참 좋다 / 김재덕 갈바람이 열정을 식혀주고 코스모스 허수아비 덩실거리는 춤에 잎새의 가슴이 덩달아 붉어지려는 가을이 참 좋다 쪽빛 하늘이 황금 물결에 웃음 짓고 다람쥐 볼때기의 행복한 고민으로 또 다른 미래가 열릴 것 같은 가을이 참 좋다 아직은 녹음 짙은 산등성이에 옹기종기 모인 뭉게구름 수다가 솔깃한 태양이 사랑질하는 저녁놀의 가을이 참 좋다 오색으로 물들어 알콩달콩 속삭이다 황망을 안, 빈 가슴 바스락거릴지라도 뜨거웠던 만큼 하얀 세상을 동경하는 가을이 참 좋다. 새벽에 먼 길을 떠납니다 낙엽이 진 자작나무숲이 그리워졌습니다 홀가분하게 옷을 벗은 곳에서 저도 버리고 오겠습니다 가진것도, 지고 있는 것도, 가지려고 움켜진것도, 너무 무겁습니다

2020.11.12

중요한 것은/엘렌 바스​

중요한 것은/엘렌 바스 ​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다시 사랑할 거야. ​ 나에게는..

2020.10.02

가을이 가고, 그도 가고 / 나호열

가을이 가고, 그도 가고 / 나호열 거리의 끝에서 조등이 걸어온다 하나, 둘, 셋 가슴을 훤하게 비워두고 어둠한 밤길 태우는 종이 냄새 살아 있는 사람만이 울 수 있다 울면서 후르륵 라면을 먹고 울면서 담배를 태울 수 있다 죽음은 죽은 이의 것 왁자지껄한 이 세상의 안부가 자욱한 향불에 가려 가물거린다 어색한 조문객들이 서투르게 서로의 그늘진 얼굴을 숨긴채 무관심하게 떨어지는 나뭇잎을 밟는다 울지 않는 나뭇잎을, 더 세계 밟으면서 저 언덕밑의 조등들, 하늘에 매달린 조등들을 점자로 읽어내고 있다 문장이 되지 않는 몇 줄의 바람을, 남루로 흔들리는 한 생애를, 가을은 누구에게나 금방 왔다가 떠납니다,,,, 이번 가을은 조금 느리더라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기를 소망합나디

2020.09.07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전상순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전상순 지진에도 강할 것 같은 대나무 길을 실안개 헤치고 한참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덧 가을의 끄트머리 감성을 먹고사는 가을의 신神이여, 올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왜 이리 서운할까요 붉게 타는 편지 한 통도, 가을비에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보지도 못했는데 가을이 가려 하네요 통나무로 만든 멋스런 길도 가을도 타보지 못했는데 벌써 입동 준비 서둘러야 하니 더 깊은 곳으로 바삐 갈 걸음 멈추고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만남 없는 약속에 맨송한 옷장에 그대로 있을 옷가지 꺼내어 가족과 혹은 혼자서 눈과 눈썹 거리만큼 가까운 목석초화木石草花 어우러진 곳에라도 가서 햇무리 받아야겠어요 마음 구석구석 다 녹여 온몸 따스하다 전해 줄게요 잘한 일이라 전해 줄게요. 늦가을에 내리는 비 때문에..

2019.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