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 9

가을 여행 / 용혜원

가을 여행 / 용혜원 집요하게 파고드는 쓸쓸함에 기가 꺾여 미간 찌푸리며 초라하게 살지말고 가방 하나 둘러메고 훌쩍 여행을 떠나자 찬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면 유난히 허전해지는 마음조차 활짝 열어주고 감탄케 하는 가을을 찾아 떠나자 뼈만 남아 앙상해져 가는 나뭇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미치도록 아름다워 숨이 막힐 지경이다 기분 좋게 불어오는 갈바람을 가슴에 가득 담고 마음을 갈라 놓았던 잡된 생각은 꺼내어 버리자 오늘도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것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더욱 행복하다 돈 받으며 산에 가고 돈 받으며 사진 촬영하고 서너 시간을 운전하며 다녀오는 것,,,,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를 고른다면? 하고싶은 일, 좋아 하는 일을 하는 것일 것이다 가을 여행은 우리를 특..

2021.10.17

죽도록 사랑해서... / 김승희

죽도록 사랑해서... / 김승희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이제 듣기가 싫다. 죽도록 사랑해서 가을 나뭇가지에 매달려 익고 있는 붉은 감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옥상정원에서 까맟게 여물고 있는 분꽃 씨앗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한계령 천길 낭떠러지 아래 서서 머나먼 하늘까지 불지르고 있는 타오르는 단풍나무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로 이제 가을은 남고 싶다.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핏방울 하나 하나까지 남김없이. 시간이 지나도,,, 계절이 변해도,,, 우리의 마음에는 바람이 분다 그것은 변함없는 물음,,,!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합지만,,, 의미를 둡니다

2017.11.22

백양사 가는 길에서,,,!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이런 날이 있는가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난 간다. \ 시인이 보내준 시집처럽 마음이 끌렸다 아주 오래된 추억의 한장을 꺼내어 본다 사랑이 남았던 여름 날,,, 백양사 가는 길에서 난, 서성거렸던 깊고, 친근한 얼굴을 본다 가을은, 당신을 향한 색깔로 물들어 가는 시간,,,!

2017.11.10

그리움도 사랑일거야

그리움도 사랑일거야 문득 그리움에 숲에 섰다 뜨겁게 밀려왔다 옆자리 실눈 뜬 아내에게 묻는다 법성에 가고 싶다고,,, 다시 묻는다 불갑산 상사화는? 우린 그리워서 만나야 하니까? 새벽 독경소리에 연실봉 햇살이 쪼개져 퍼진다 법성에 뭍은 기억을 꺼낸다 마리난타를 추억하며,,, 상사화 흐트러진 동백골, 죽음도 잇지 못하는 그리움이 불갑사 팔자 지붕에 얹어 있거늘 슬픔을 털 수가 있나,,, 산문에는 오늘도, 축제는 익어가고 지고 피는 사랑이야 가득하거늘 붉고, 짙은 영광의 그리움은 짐작이야 하것소 상사화 길게 핀 산책길을 걸어 나오며 나는 사랑하는 이의 손을 꼭 잡는다 너만 모르는 사랑을 잡고 싶다 불갑사 상사화 보면서 자작시 졸작 써봅니다 짙은 그리움이 가득한 곳 입니다 -- 다시 가렵니다

2017.09.18

경주 불국사의 가을,,, !

정호승 / 연어 바다를 떠나 너의 손을 잡는다 사람의 손에게 이렇게 따뜻함을 느껴본 것이 그 얼마만인가 거친 폭포를 뛰어넘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단지 한 마리의 물고기에 불과했을 것이다 누구나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바다는 너의 기다림 때문에 항상 깊었다 이제 나는 너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산란을 하고 죽음이 기다리는 강으로 간다 울지 마라 인생을 눈물로 가득 채우지 마라 사랑하기 때문에 죽음은 아름답다 오늘 내가 꾼 꿈은 네가 꾼 꿈의 그림자일 뿐 너를 사랑하고 죽으러 가는 한 낮 숨은 별들이 고개를 내밀고 총총히 우리를 본다 이제 곧 마른 강바닥에 나의 은빛 시체가 떠오르리라 배고픈 별빛들이 오랜만에 나를..

2016.11.18

공주 마곡사의 가을

가진 게 하나 없어라(一無所有) 우리는 드넓은 우주를 떠도는 고독한 나그네랍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갈 때도 빈손으로 가야 하는 법이죠 돌아갈 때는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가진 것 하나 없이 거칠 것 하나 없이 훌훌 털고 가볍게 떠나요 마곡사 뒤 개울에 앉아서 가을 정취도 보고 흐르는 물에 마음속을 쓸어냅니다 가을비와 고지넞함이 맑음을 선물합니다!

2016.10.19

꽃무릇 필무렵, 선운사의 추억,,,!(2)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 올립니다 완연한 가을 정취가 피부에 스쳐오는 시기인데요,,, 가을은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계절! 훌훌 털어버리고, 작은 마음으로 꽃을 피우는 시간, 추억을 만들어 봅니다 비 내리는 도솔천에 앉아서 동영상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박노해 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 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것 남보다 앞섰다고 미소 지을 때 불행은 등뒤에서 검은 미소를 지으니 이 아득한 우주에 하나뿐인 나는 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 어제의 나보다 좋아지고 있는가 어제의 나보다 더 지혜로워지고 어제보다 더 깊어지고 성숙하고 있는가 나의 행복은 하나뿐인 잣대에서 자유로와지는것 나의 불행은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울고 웃는것. 그리움이란 / 이정하 그리움이란 참 무거운 것이..

2016.10.07

가을에는 / 최영미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처럼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사랑이 아니더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2016.09.11

지난주 홍천 은행나무 숲

지난 주 홍성 은행나무 숲에 다녀왔습니다 노란 은행잎이 아름다웠습니다 보령 청라 은행나무 마을에 가기전에 가을 분위기 만끽 입니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돗자리 가지고 가서 은행나무 아래서 쉬시는 멋진 분들들이 부러웠어요 오르는 길 옆에 곱게 물들은 단풍 입니다 차가 엄청 막혔지만,,, 계방산으로 가서 바람도 맞고, 막히는 영동고속도로에서도 행복했습니다

201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