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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 강은교
    2018. 1. 27. 17:38

    파도 / 유승우

    파도에게 물었습니다
    왜 잠도 안 자고,
    쉬지도 않고,
    밤이나 낮이나 하얗게 일어서느냐고,
    일어서지 않으면
    내 이름이 없습니다.
    파도의 대답입니다.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  강은교

          - 경련(痙攣)에게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불쑥 나타날 너의 힘을 기다린다

    너희 힘이 심줄들을 부드럽게 하고

    너의 힘이 핏대들을 쓰다듬으며

    너희 힘이 튀는 침들을 길 밖에 멈추게 할 때

    너희 힘이 눈부신 햇살처럼

    민들레 노란 꽃잎 속으로 나를 끌고 갈 때

    내가 노란 민들레 속살로 물들고 말 때

    얼음의 혓바닥이 흔들거리며

    얼음의 왼발이 사라지고

    얼음의 왼다리가 사라지고

    이윽고

    얼음의 오른발이 사라지고

    얼음의 오른다리가 사라지고

    낮게 낮게 흐르는 눈물이 시간이 될 때

    그때를 기다린다

    아무도 몰래 너를

    이 바람 찬 세상에서.

     

     

    찬공기와 눈꽃이 그리워서 떠났다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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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