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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지난 토요일,
무등산에서 2016년 첫 상고대를 만났다
예상도 없이 마주한 활홀경에
벅찬 감동이다
어머니 같은 산에 안기고 싶어서 갔던 산이다
나이를 먹어도
혼자 외롭다
지구라는 행성에
여행객이니까?
어디쯤 가고 있을까?
우리의 삶과 꿈은,,,,
무등산 중봉에서 바라본 어미니의 품은 더욱 넉넉하기만 하다
살다보니,
바람도 아닌것에 흔들리는 삶이다
등이 굽었던 아버지를 생각한다
나의 유일한 목표였던,
길을 바라본다
지나고 서면,
그리움이겠지만
혼자 울만큼 힘겹고 눈물겹다
혼자만의 삶이 아니기에,,,,
그래도,
같이, 함께, 동행하는 이들이 있기에
그 가슴 저리도록
내 삶에 주문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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