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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처럼 깊은 무등산으로!산 2016. 12. 22. 20:51
0, 산행 일시 : 2016, 12,18
0, 일행: 나, 그리고 여행자 하나
0, 산행 경로: 증심사 주차장-증심사-중머리재-장불재-입석대-서석대-중봉-중머리재-증심사-회귀
0, 접근 경로 : 서해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광주
0, 산행 후 나주로 이동하여 국밥 한그릇
찻집 앞 다리에 눈이 내렸습니다
아이젠을 안 가지고 왔는데,,,ㅠㅠ
반대편 봉우리에도 햇살이 들기 시작합니다
성황당 느티나무!
중머리재에 도착!
화순쪽 산을 보니 허였습니다
입석대에 상고대가 피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여기서부터는 일행을 팽기치고 오릅니다 ㅋㅋ
산행길에도 눈이 쌓여서 밟아 봅니다
첫 눈 밟기!!
장불재 도착!
백련사에 두고 온 동전 한 닢 / 안상학
누군가 나에게서 떠나고 있던 날
나도 내 마음속 누군가를 버리러
멀리도 떠나갔다 백련사 동백은
꽃도 새도 없이 잎만 무성하였다 우두커니
석등은 불빛을 버리고 얻은
동전을 세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손을 모으게 했을
잘 안 되는 일들의 기록을 살피고 있었다
나도 내 잘 안 되는 일들의 기록을
동전 한 닢으로 던져 주었다, 석등은
내 안의 석등도 오래 어두울 것이라 일러주었다
가질 수 없는 누군가를 버리고
돌아오는 길, 꽃등 없는 동백나무 한 그루
끝끝내 따라와서 내 가슴에 박혀 아팠다
백련사 석등에게 미안했다 누군가에게
너무 오래 걸린 이별을 바치며 미안하고 미안했다입석대로 갑니다
입석대의 위용!
하늘에 별이 쏱아지던 저녁의 입석대를 기억한다
추억이다,,,,
별 / 안상학
가슴속에넣어두고키울수있는것이있다면
오직하나별이었으면좋겠네.그것도
한천년거리에서살다가지금은
다부서지고흩어져서오직
빛으로만남은별이었으면좋겠네.
한천년
내가슴속에눈물처럼깃들여살다
어느한순간자취도없이사라질그런별,
별하나만살았으면좋겠네승천암
해가 뜨니, 상고대가 눅눅해진 느낌입니다
녀기 저기를 보며 담아 봅니다
이제는 군부대가 이전해도 될 시기가 된 것 같은데,,,
안타까운 마음이다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차가운 바람도 볼을 스치고 가슴 속으로 들어옵니다
광주를 굽어 보는 산, 광주의 기상을 품고, 시작되는 산,
무등산에 와서 행복합니다
막내가 올라왔습니다 ㅋㅋㅋ
겨울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물거리지말고
서성대지말고,숨기지말고
그냥,네 하얀 생애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싶다
산 아래 펼쳐진 풍경이 좋습니다
멀리 저수지가 보입니다
뒤돌아보니 나 혼자 온 길이 아니었음을 알껬다
많은 사람의 사랑과 정성이 나를 만들고, 키우고
보듬어 여기까지 왔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겠는가
지구 위 모든 사람은 조금씩 조금씩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각 사람의 삶이
모든 사람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 중에서--
하산합니다
아이젠을 구비하지 않해서 벌벌 깁니다 ㅋㅋㅋ
한폭의 그림속에 내가 있는 느낌입니다
오르는 이들도,,,
하산하는 이들도,,,
탄성을 자아내며 좋아합니다
사실 별거 아닌데!
겨울나무 / 장석주
잠시 들렀다 가는 길입니다
외롭고 지친 발걸음 멈추고 바라보는
빈 벌판
빨리 지는 겨울 저녁 해거름 속에
말없이 서있는
흠없는 혼
하나
당분간 폐업합니다 이 들끓는 영혼을
잎사귀를 떼어버릴 때
마음도 떼어버리고
문패도 내렸습니다
그림자
하나
길게 끄을고
깡마른 체구로 서 있습니다서석대에 도착!
커다란 암릉 위에 꽃이 피었습니다
그는 모든 기억을 다 잊어버리고 있었으나 다만 한가지 자기가 어디론가 가야한다는 일, 그리고
가려고 길을 떠났다는 사실, 그 길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 그 길은 그의 목숨이라는 사실,
그 길로 빨리 가야지 이렇게 도중하차를 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 뿐이라는 사실, 이런 모든 것을 확실하였다
확실하지 않은 것은 한 가지뿐인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른다는 것 뿐이다
--최인훈 서유기 중에서--
장고한 우주의 역사 앞에서서 바라본다
긴 호흡 하면서,,,,
중봉으로 가는 길!
우주의 질서 한켠에는
이렇게 허접쓰레기 같은 일도
끼어야 하는 것인가
한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더러는 쉬어야 하고
우리는 꼭
요긴한 일만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 소용없는 일도 섞어야
그 조화에 묻혀
세상이 더욱 아름다와지느리라
--박재삼 질서의 한 옆에서 중에서--
중봉에 앉았습니다
가져온 뜨거운 물로 컵라면을 불려서 허기를 때웁니다
서석대 황홀경을 바라보며 넘기는 라면이 안 익어도 좋습니다
행복한 기억이 되리라
중머리재로 하산합니다
곱게 물든 억세풀이 아름답습니다
겨울 햇살이 따스해보입니다
겨울나무 / 이해인
내 목숨 이어가는
참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눈 감아도 트여오는
백설의 겨울 산길
깊숙이 묻어 둔
사랑의 불씨
감사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날
살아갈 날
넘치는 은혜의 바다
사랑하고있습니다
가는 세월
오는 세월
기도하며 지새운 밤
종소리 안으로
밝아 오는 새벽이면
영원을 보는 마음
해를 기다립니다
내 목숨 이어 가는
너무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우리는 탐험하기를 멈추면 안된다
그리고 우리 모든 탐험의 끝은
우리가 시작한 곳에 도착하고
그곳을 처음으로 알게되는 것이다
--T.S 엘리엇 --
하루를 보내고 곤한 모습으로 잠이 든 아내를 바라본다
아내, 엄마, 주무, 사회인으로 살아온 그의 삶에 대하여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주변이 커지면서
돌봐야 할 사람도, 사랑해야 할 사람도 늘어난다
--
지금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고, 믿는 것은
단순하고 검소하게 조용히 바라보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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