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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가을에 서서 ... 이해인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 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반짝 윤이 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정혜사의 가을이 딱 한주 늦었습니다
눈이 오면 저의 애인은,
만공탑에 오걸니다
그리고,
소리내어 이야기 할 겁니다
가을비, 겨울 눈, 바람소리,,,,
겨울이 오는 날 한장의 편지도 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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