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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 이성복
네 생각나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남해 비토리에서
손가락 두 개 포갠 크기의
너의 몸 회 뜨는 것을 보았다
네 모가지를 비스듬히 자르는 것은
조금이라도 버려지는 살이
아까워서였다
잘린 모가지엔 검은 피가 묻어 있지만
내장을 훑어낸 뱃대기는
창포묵처럼 투명하였다
인적 없는
바닷가 모텔에서,
입안에 녹아 흐르는 너의 살로
피로한 연애의 여흥을 돋우는 것을
모가지 잘리고서도
너는 생각하지 못했으리라.(서해안 전어잡이 배들----)
가끔은,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삽니다
그중 최고는 제가 유별납니다만...?
삐지고, 지날나고,,,
관심을 가지고 깊이 바라보면, 귀하고 빛나는 삶이거늘 ,,,
내가 못보고 지나칠뿐,
,,, 아름다운 사치일지도 모른다
이번 추석은 살아남는 것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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