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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 시편/천양희
    2024. 9. 20. 20:52

     

     

    노을 시편/천양희

    강 끝에 서서 서쪽으로 드는
    노을을 봅니다
    노을을 보는 건 참 오래된 일입니다
    오래되어도 썩지 않는 것은 하늘입니다
    하늘이 붉어질 때 두고 간 시들이
    생각났습니다 피로 써라
    그러면....생각은
    새떼처럼 떠오르고
    나는 아무 것도
    쓸 수 없어
    마른풀 몇 개를 분질렀습니다
    피가 곧 정신이니....
    노을이 피로 쓴 시 같아
    노을 두어 편 빌려 머리에서 가슴까지
    길게 썼습니다 길다고 다 길이겠습니까
    그때 하늘이 더 붉어졌습니다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하라....내 속으로 노을 뒤편이
    드나들었습니다
    쓰기 위해 써버린 많은 글자들 이름들
    붉게 물듭니다
    노을을 보는 건 참 오래된 일입니다

     

     

    사람은 그렇게 사랑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리곤 살과 뼈를 깍는 고통을 통해서만 발전을 이루는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그는 더더욱 사랑이라는 감정을 찬미하게 될 것이다

     

    --니체 인생 수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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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