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화상 / 데이비드 화이트산 2018. 1. 9. 22:21
자화상 / 데이비드 화이트
신이 하나든 여럿이든
내게는 아무 상관없어.
다만 내가 정말 알고 싶은 건
당신이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느끼는지,
아니면 버림받은 기분인지.
절망을 아는지,
혹은 타인의 눈동자에서 절망을 보았는지.
가혹하게 당신을 바꾸려 드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었는지,
여기가 내 자리라 말하며
단호한 눈빛으로 뒤돌아볼 수 있는지,
나는 정말 알고 싶어.
살아있는 뜨거운 심장 속,
갈망의 중심을 향해
온 몸을 내던질 수 있는지,
사랑과 씁쓸한 열정의 결과물,
그 정해진 패배를 받아들이며
하루하루 기꺼이 살아갈 수 있는지,
나는 정말 알고 싶어.
그렇게 온 정신을 불태우고 있을 때,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신들조차 신에 대해 말하는 소리가.
저는 지금 가방을 꾸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눈으로 가득합니다
그래도 떠나렵니디
도피도,
외면도,
아닙니다
작디 작은 나만의,
만행입니다
근데,
대설특보입니다
통제입니다
저의 삶이 던지는 물음에
답하렵니다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 금 / 류시화 (2) 2018.01.12 넓어지는 원 / 라이너 마리아 릴케 (0) 2018.01.11 동업령 설경 (0) 2018.01.08 화선지/ 이외수 (0) 2018.01.07 눈꽃보러 떠난 덕유산 산행,,,! (0) 2018.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