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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 봄의 시 / 천양희
    2015. 2. 28. 16:56

     이른 봄의 시 / 천양희

     

      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도 둥지를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을 안개를 길어올린다

      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
      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라

      그리움은 두런 두런 일어서고
      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
      누가, 지금 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
      온 동네 골목길이
      수줍은 듯 까르르 웃고 있다

     

    참 좋은 당신 / 詩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 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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