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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풀이 피니, 갈대도 피네,,,!삶 2016. 10. 8. 23:02
겨울에도 피는 꽃나무 / 박봉우
눈이 소리없이 쌓이는
긴 밤에는
너와 나의 室內(실내)에
화롯불이 익어가는 季節(계절).
끝없는 餘白(여백)같은
광야(曠野)에
눈보라와
비정의 바람이 치는 밤
창백한 병실의 미학자는
금속선을 울리고 간 내재율의
음악을 사랑한다.
눈이 내린다.
잠자는 고아원의 빈 뜰에도
녹슬은 철조망 가에도,
눈이 쌓이는 밤에는
살벌한 가슴에 바다같은 가슴에도
꽃이 핀다.
화롯불이 익어가는
따수운 꽃이 피는 계절.
모두 잊어버렸던
지난날의 사랑과 회상
고독이거나 눈물과 미소가
꽃을 피우는 나무.
사랑의 원색은
이런 추운 날에도
꽃의 이름으로 서 있는
외로운 立像(입상).
나는 쓸쓸한
사랑의 주변에서
해와 같은 심장을
불태우고 있는
음악을 사랑한다.
모두 추워서 돌아가면
혼자라도 긴 밤을 남아
모진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뜨거운 뜨거운 화롯불을 피우리
겨울의 나무도
이젠 사랑을 아는 사람
꽃을 피우는 사람
금속선을 울리고 간 내재율의
음악을 사랑한다.편도염으로 몇 일을 고생하고, 자리보전을 헀습니다
누워있다가 잠시 나왔습니다
좀 늦어서 해가 뉘엇뉘엇 기웁니다
갈대가 꽃처럼 피었습니다
노오란 황금들판과 갈대가 그림같습니다
역광으로,,,,
준다는 것 / 안도현
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빈 손밖에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
나 무엇하나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은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스스럼없이 준다는 것
그것은 빼앗는 것보다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이 지상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
그것은 세상 전체를 소유하는 것보다
부끄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대여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 줄 것이 없어
마음 아파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누구에게 준
넉넉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두 손을 잡을 수 있다면,절실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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